타워팰리스 쓰레기장서 1억원 수표 뭉치 발견 임자 안나타나… ‘오리무중’

입력 2015-10-05 02:06
1억원짜리 수표 뭉치는 왜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쓰레기장에 묻혀 있었던 걸까. 진짜 수표로 확인됐지만 언론 보도 후에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7시30분쯤 발견된 자기앞수표 100만원권 100장은 겉면에 사인펜으로 ‘1억’이라고 적힌 흰색 시중은행 봉투에 들어 있었다. 수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4개 은행 12개 지점에서 발행됐다. 모두 경북 지역이다. 발급인이 몇 명인지, 발급 후 몇 차례 양도를 거쳤는지 등은 아직 모른다. 경찰은 월요일인 5일 은행 문이 열리면 수표 발행번호로 발급인부터 확인할 예정이다.

의문을 키우는 건 주인을 자처하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쓰레기 분리수거 도중 수표를 발견한 건물미화원 김모(63·여)씨가 경찰에 신고한 건 3일 오전이다. 하루가 지난 4일까지도 경찰에 연락해온 사람은 없다. 주인이 분실 사실을 모를 수 있다.

정상적으로 소지한 수표라면 일부러 버릴 이유가 없지만 짐 정리 등의 과정에서 실수로 버려졌을 수는 있다. 제삼자가 수표 주인을 골탕 먹이려 했거나, 주인이나 그 동거인이 판단력이 흐린 심신미약자일 가능성도 있다. 누군가 잃어버렸는데, 주운 사람이 겁을 먹고 다시 버렸을 수도 있다. 범죄에 연루됐거나 뇌물이나 비자금처럼 부정하게 조성된 돈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수표 주인이 나타나면 그는 유실물법에 따라 회수 금액의 5∼20%(500만∼2000만원)를 습득자인 김씨에게 사례해야 한다. 6개월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세금 22%를 제한 7800만원이 김씨에게 돌아간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