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백투더 70년… 유행은 돌고 도는 것

입력 2015-10-06 02:05
올가을 통바지가 여성들의 사랑을 독차지할 것으로 보인다(위·엠포리오 아르마니). 코트는 발목까지 내려올 만큼 길이가 길어진다(마르니).
남성들의 바지는 길이가 짧아지고 폭도 좁아진다. 특히 발목을 밴드로 묶은 조거 팬츠가 중년남성들에게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위·LF 일꼬르소 캡슐 컬렉션). 남성들의 코트도 무릎을 덮을 만큼 길어진다(빨질레리).
백화점과 대형마트, 전통시장까지 참가하는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와 백화점의 가을 정기 세일이 펼쳐지면서 소비자들이 오랜만에 지갑을 열고 있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는 지난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일반 백화점 세일은 지난달에 시작해 오는 18일까지 이어진다. 가을과 겨울옷을 새로 구입할 계획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기회다.

한 해에 두 번 백화점 그랜드 세일 때 옷을 구입한다는 주부 김현숙(50)씨는 5일 “유행 경향을 꼼꼼히 살펴본 다음 할인 폭이 큰 이월 상품 코너에서 유행 스타일을 고른다”고 말했다. 이월상품 중에도 잘만 고르면 앞으로 유행할 디자인들이 섞여 있게 마련이다. 디자이너 브랜드는 물론 국내 내셔널 브랜드에서 출시한 최첨단 유행 스타일은 제 시즌에는 외려 외면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이월 코너에서 만날 확률이 높다. 이번 세일 행사 때 구입하면 올가을 멋쟁이로 등극할 만한 아이템들을 전문가들에게 추천받았다.

◇여자는 통바지, 남자는 조거 팬츠=올가을 유행의 키워드는 복고다. 그중에서도 1970년대 스타일이 되돌아오고 있다. 여성복의 대표적인 복고 아이템은 통바지(와이드 팬츠)다. 드리스 반 노튼, 마르니, 스텔라 매카트니, 알렉산더 왕,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해외 여성복 컬렉션의 주인공은 통바지였다. 국내디자이너 브랜드 럭키슈에뜨, 앤디앤뎁, 제인송 컬렉션은 물론 비키 클리지 등 내셔널 브랜드에서도 통바지를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널 마케팅팀 박초롱 과장은 “그동안 통 좁은 스키니 팬츠를 주로 입어 와이드 팬츠가 어색한 사람은 검정색 와이드 팬츠에 도전해보라”고 권했다. 검정은 무난하면서도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색상이어서 익숙지 않은 와이드 핏의 어색함을 커버해줄 수 있다.

여성들의 바지통이 넓어진 반면 남성들의 바지통은 좁아진다. 정장바지도 길이가 짧아지면서 폭이 좁아지고 있다. LF 신사총괄부문 이지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특히 바지 밑단이 밴딩으로 처리된 조거 팬츠는 올가을 멋을 좀 내고 싶은 남성들에게는 꼭 갖춰야 할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거 팬츠는 ‘조깅하는 사람’ 또는 ‘운동복 바지’라는 뜻의 ‘조거(Jogger)’와 ‘바지’의 ‘팬츠(Pants)’의 합성어다. 조거 팬츠는 날씬해 보이면서도 착용감이 편하고 활동성이 높아 중장년층도 즐겨 입을 수 있다.

◇소재는 가죽, 색상은 마르살라=남성복과 여성복 모두 가죽 소재가 뜬다. 남성복 ‘빨질레리’ 디자인실 윤재원 실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드러운 소재의 촉감과 표면감이 중요해지면서 가죽과 시어링(깎은 양털) 등 프리미엄 소재를 사용한 다양한 스타일의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면서 특히 양가죽 스웨이드 재킷과 사파리, 코트를 눈여겨보라고 말했다. 스웨이드 재킷은 가볍고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멋을 즐길 수 있다.

LF 숙녀2 최경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70년대 스타일이 반영된 은은한 광택의 가죽 테일러드 코트, 카멜과 샌드 톤 스웨이드 소재의 미디 기장 스커트가 유행 아이템으로 뜰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세계적인 색채전문기업 팬톤이 선정한 2015 가을 겨울 유행 컬러 TOP 10에 포함된 마르살라 컬러가 특히 국내 패션에서 뜨고 있다. 마르살라는 지난가을 유행했던 버건디보다 채도가 낮은 붉은 갈색으로 팥죽색에 가깝다. 녹색계열도 유행 색상으로 꼽히고 있다. 옐로 톤이 더 강한 올리브 카키가 지난 시즌에 이어 계속해서 인기 컬러로 떠오르고 있다. 니트나 블라우스 등을 구매할 때 유행 색상을 염두에 두고 고른다면 돋보이는 옷차림을 연출할 수 있다.

◇코트는 맥시가 대세=남녀 모두 코트는 무릎을 덮는 긴 기장이 사랑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성 코트는 발목까지 오는 롱코트가 주류로 뜨고 있다. 11번가 마케팅팀 전효순 팀장은 “지난달 외투 매출을 분석한 결과 여성복의 경우 바닥에 끌릴 정도로 길어진 ‘오버사이즈 롱코트’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다”면서 올가을 유행 아이템인 맥시 코트를 세일 매장에 본다면 놓치지 말라고 했다.

남성복 ‘로가디스 컬렉션’ 이하나 디자인실장은 “올해도 지난해만큼 춥지 않을 것이라는 예보가 이어지면서 아웃도어 패딩점퍼보다 코트가 주목 받고 있다”면서 무릎 밑까지 내려오는 길어진 오버사이즈 코트가 유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