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와 함께 한국경제의 위협요소로 꼽히는 이른바 ‘좀비기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좀비기업이란 영업이익으로 원금은커녕 이자도 갚지 못하는 기업을 말한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628개 비금융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부채상환능력을 분석한 결과 좀비기업이 2010년 24.7%에서 올해 1분기 34.9%로 크게 늘어났다고 4일 밝혔다. 지난 6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도 좀비기업과 같은 개념인 한계기업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업에서 한계기업 비중은 2009년 6.1%에서 지난해 18.2%로 5년 사이 12.1% 포인트 늘어났고, 운수업 한계기업은 같은 기간 13.3%에서 22.2%로 비중이 커졌다. 조선 외에 건설(11.9%→13.9%) 철강(5.9%→12.8%) 섬유(9.8%→13.4%) 전자(11.5%→13.2%) 등 대부분 업종에서도 한계기업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LG경제연구원 이한득 연구위원은 좀비기업이 늘어난 원인에 대해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상환능력이 떨어졌고, 일부 기업들은 내부적인 구조조정이나 혁신 등 성과를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제적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런 좀비기업이 어느 순간 우리 경제를 뒤흔들 시한폭탄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위원은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의 차입금 규모가 커지는 것은 우리 경제의 잠재적 부실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추가 부실을 차단하고 회생가능성이 없는 기업은 서둘러 강력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승주 기자
좀비기업 급증… 경제 뇌관으로
입력 2015-10-05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