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의 극단적 사고는 위험하기 짝이 없다. 지난 8월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장에 오른 그는 공안 검사 출신으로 극우적 인식을 서슴없이 표출해 왔다. 지난 2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방문진 국정감사에서도 고 이사장은 편향된 이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채 새정치민주연합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발언을 계속하며 파문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야당 의원들이 한때 퇴장하는 등 국감은 파행으로 얼룩졌다.
고 이사장은 2012년 대선 직후 문재인 대표를 겨냥해 “공산주의자”라며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발언해 충격을 준 바 있다. 이 발언이 다시 국감에서 도마 위에 올라 야당이 판단 근거를 묻자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려 했고, 한미연합사 해체에 관여했고, 연방제 통일을 지지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1981년 부림사건의 변호를 문 대표가 맡은 점도 근거로 들었다. 고 이사장은 당시 수사 검사였다. 영화 ‘변호인’의 소재가 된 부림사건이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재심을 거쳐 무죄 판결을 받자 “사법부 일부가 좌경화됐다”고 말한 적도 있다. 5공 시절 대표적 용공조작 사건에 대해 수사 검사로서 부끄러움을 느끼기는커녕 시대착오적 색깔공세를 벌이는 것을 보면, 그에게 올바른 정신이 박혀 있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일부 야당 의원들의 과거 친북 행적이 있을 것이라느니, 국사학자 90% 이상이 좌편향돼 있다느니 하는 주장도 쏟아냈다. 이런 왜곡된 시각을 지닌 인물이 공영방송을 관리 감독하는 기구의 수장으로 있다는 게 어처구니없다. 문 대표가 이런 극단적 편향이야말로 우리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내부의 적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새정치연합이 4일 이사장직 사퇴를 요구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황당한 궤변으로 일관하며 국민과 국회를 능멸하는 이런 사람은 이사장 자리에 앉아 있을 자격이 없다.
[사설]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의 비정상적인 이념 편향
입력 2015-10-05 0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