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5일째] ‘베테랑’ 유아인·‘암살’ 이정재 인기몰이

입력 2015-10-05 02:33

스타들이 가는 곳마다 함성이 터져 나왔다. 4일째를 맞은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상영작 외에도 관객과 배우가 만나는 각종 프로그램으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특히 해운대해수욕장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한국영화기자협회와 함께하는 오픈토크-더 보이는 인터뷰’는 연일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올해 ‘베테랑’에 이어 ‘사도’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를 선보인 유아인(29)은 3일 오픈토크에 참석했다. 행사장 안팎은 그를 보려는 인파로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자신을 “거친 남자”라고 소개한 유아인은 솔직하면서도 재치 있는 입담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베테랑’은 1331만, ‘사도’는 540만 관객을 모았다. 대세배우라는 호칭에 대해 그는 “그건 영원한 게 아니다. 어떤 순간이 오더라도 진심으로 연기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살겠다”고 했다. 10년째 부산영화제를 찾는다는 그는 “개인의 행복과 영광만을 생각하지 않고 배우로서 관객과 호흡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멋있고 잘생긴 사람, 연기 잘하는 배우 다 좋지만 훗날 ‘그놈 참 웃기고 재밌는 인간이었다’는 말을 듣는 배우면 더 좋겠다”고 밝혔다. 차기작에 대해서는 “아주 야하고 치명적인 멜로 영화를 하고 싶다. 기대해 달라”며 웃었다.

앞서 2일에는 역시 1000만 관객을 돌파(1269만)한 ‘암살’의 이정재(42)가 오픈토크를 가졌다. 뜨겁게 내리쬐는 땡볕에도 수백 명이 그를 보려고 자리를 메웠다. 그는 “‘암살’ 촬영이 끝나고 솔직히 한 달 동안 많이 공허했다. 다른 일을 못하겠더라. 저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15㎏을 감량했다. “사실 어릴 때 몸이 약했다”고 밝힌 그는 “근육이 있으면 안 돼 운동도 못하고 다이어트 식단을 하루에 다섯 팩을 먹으면서 체중을 줄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젊었을 때는 ‘섹시하다’는 말이 쑥스러웠으나 지금은 너무 좋다”며 “내년에는 멜로 영화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4일에는 ‘무뢰한’의 전도연(42)이 오픈토크에 참가했으며, 9일에는 부산영화제를 처음 찾은 프랑스 국민배우 소피 마르소(49)가 참석한다.

외국 배우들의 무대인사도 줄을 이었다. 김태용 감독의 ‘만추’ 출연과 함께 지난해 한국에 시집온 중국 스타 탕웨이(36)는 2일 ‘세 도시 이야기’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그리워하면 언젠가 반드시 만날 수 있다는 사랑의 아름다움을 믿고 있기에 이렇게 감동적인 사랑을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김 감독과의 사랑을 에둘러 말했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에 나온 영국 출신 틸다 스윈턴(55)은 ‘비거 스플래쉬’로 부산을 찾았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봉 감독은 영화에 신선함을 불어넣어 재미를 살려내는 재능 있는 감독”이라며 “그와 함께하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차기작 ‘옥자’에서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부산=글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사진 쿠키뉴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