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남자농구 날개없는 추락… ‘감독·선수 선발부터 삐걱’ 협회 부실 지원까지 겹쳐

입력 2015-10-05 02:47
한국 남자농구의 추락은 예견됐던 일이다. 선수단 구성부터 애를 먹었던 남자농구대표팀은 올림픽 본선 진출권이 걸렸던 2015 국제농구연명(FIBA) 아시아선수권에서 6위(16개국 출전)의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4일 귀국했다. 올림픽 진출 기회를 놓친 한국 농구의 민낯은 이번에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은 대표팀 감독 선임조차 제때 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우승팀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사령탑을 고사하면서 감독 공모에 나섰으나 프로감독 경험이 없는 후보 1명이 지원하는 데 그쳤다. 선수 구성도 부상과 불법 스포츠도박 연루 혐의자 징계로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출발부터 삐걱거릴 수밖에 없었다.

전력 분석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창수 전력 분석관이 대회 직전에야 선임됐지만 이미 허락된 선수단 출입증 카드(19개)를 모두 다 소진한 탓에 ID카드를 받지 못했다. 결국 중국 후난성 창사의 대회 현장 분석은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다. 선수단 출입증 대신 취재 ID카드를 발급받아 상대 전력을 낱낱이 파악한 일본 팀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대표팀에 대한 지원 또한 열악했다. 스포츠토토 지원금 분배 방식이 바뀌면서 대표팀 살림살이가 쪼그라들었다. 한국 선수단을 챙길 인력조차 없었다. 경기 후 입은 유니폼을 막내 선수들이 ‘손빨래’ 했을 정도였다. 한국은 통역 겸 매니저가 창사 도착 후 처음부터 식사와 선수들의 이동 동선 등을 챙겨야 했다. 방열 대한농구협회 회장은 “총체적으로 농구협회가 잘못해서 이 지경이 됐다. 선수 및 감독 선발, 예산 문제 등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책임을 통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