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장지영] 한·프랑스 상호교류의 해

입력 2015-10-05 00:11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맞아 2015∼2016 한·프랑스 상호교류의 해 행사 중 ‘프랑스 내 한국의 해’ 행사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파리에서 국립국악원의 종묘제례악으로 공식 개막했다. 내년 8월까지 인증된 행사만 150여개에 이르기 때문에 한국 문화예술이 다방면에 걸쳐 고르게 프랑스에 소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프랑스가 외국과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간 이어지는 문화 교류 행사를 시작한 것은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번 상호교류의 해는 지난 2010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을 초청함으로써 시작됐다. 3∼4년간 국가 차원에서 차근차근 준비를 했기 때문에 프랑스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아직 초반이지만 종묘제례악을 비롯해 안숙선의 판소리, 안은미의 무용 공연 등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작품들 자체가 좋은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파리에서 권위 있는 극장과 축제의 프로그램에 포함돼 관객들이 신뢰감을 가지고 티켓을 미리 구입했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에 자주 소개된 것은 물론이다. 프랑스 내에서 아직 한국 문화에 대해 기본 정보조차 부족한 상황을 고려하면 꽤 성공적인 셈이다. 물론 이번 상호 교류와 관련해 프랑스에 비해 한국 측이 부담하는 금액이 많기는 하지만 좋은 성과를 얻는다면 수업료로 나쁘지 않다.

그동안 한국 공연의 해외 교류는 대체로 1년도 남지 않은 시기에 결정되기 때문에 현지에서 괜찮은 극장을 대관하기도 어렵고, 대관한다 하더라도 홍보가 안 돼 현지 교민이나 주재원 초대로 채워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는 이런 교류는 예산 낭비일 뿐이다. 문화 교류는 무엇보다 지속성이 중요한 법이다. 한·프랑스 상호교류의 해를 통해 한국의 좋은 아티스트들이 프랑스에 알려지는 계기가 만들어진 이후 후속 프로그램이 없으면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

장지영 차장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