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마다 바뀌는 입시제도 헷갈려서 살겠나

입력 2015-10-03 00:32
교육 현장이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굵직한 교육 정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상황을 보면 지난달 23일 ‘2015 개정 교육과정’이 고지된 데 이어 1일에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기본계획이 발표됐다. 추석 연휴를 빼면 불과 5일 동안 두 차례나 획기적인 교육 제도가 선을 보인 것이다. 이러다 보니 학생들의 불안감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향후 6년간 수능 및 교육과정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2017학년도 수능에서는 한국사가 필수 영역으로 지정된다. 2017년에는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의무적으로 시행되고 초등학교 1, 2학년에 새로운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다. 문·이과 통합을 주요 골자로 하는 새 교육과정에 따른 수능이 2021학년도에 치러지는 가운데 구체적인 개편안이 나오는 해도 바로 2017년이다. 2018학년도 수능에서는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뀌고 2018년에는 개정 교육과정이 초·중·고교에 연차적으로 적용된다.

입시 개선안 연구를 비롯해 새 교과서 개발, 교사 연수 등 사전준비에 필요한 시간이 빠듯하다. 여기에 아직 확정이 안 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 문제까지 가세할 경우 교육 현장의 혼란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박근혜정부의 핵심 공약은 ‘행복교육’이다. 학생들이 사교육과 입시 부담에서 벗어나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수시로 바뀌는 교육과정과 수능에 학생들은 혼돈의 연속이고 교사들은 어찌할 줄 모르고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다. 단순히 제도를 개편하기보다 교육 당국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철학을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100년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10년은 내다보고 신중하고 철저한 준비를 거쳐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교실이 학생들의 웃음으로 넘쳐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