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음악은 한국 문화예술 지형에서 서양음악에 밀려 변방에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문화예술의 세계화와 관련해선 최전선에 포진해 있을 정도로 해외진출이 빈번한 편이다. 판소리나 산조 등 정통국악이 프랑스 세계문화의 집을 통해 유럽에 많이 소개됐다면, 젊은층이 주축이 된 퓨전국악은 매년 유럽 국가를 돌며 개최되는 워멕스(WOMEX·월드뮤직엑스포)를 거쳐 주로 알려졌다.
지난 3년간 세계 최대 음악마켓인 워멕스의 공식 쇼케이스에 선정된 퓨전국악 그룹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전통음악 해외진출 지원사업 ‘저니 투 코리안 뮤직(Journey to Korean Music)’ 프로그램의 하나로 7일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팸스&워멕스 동문’을 개최한다. 공연 일정으로 불가피하게 빠진 거문고 팩토리(2012)를 제외하고 잠비나이(2013), 숨[su:m](2013), 김주홍과 노름마치(2014) 등 세 팀이 무대에 선다.
잠비나이는 이일우, 김보미, 심은용으로 구성된 3인조 국악 록밴드다. 전통음악에 프리재즈, 포스트록, 아방가르드, 하드코어 펑크, 메탈이 뒤섞인 새로운 음악을 보여주고 있다. 2013년과 2015년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크로스오버 앨범상’을 받았으며 영국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과 세르비아의 EXIT 페스티벌 등 초대형 록페스티벌에도 잇따라 초청받고 있다.
박지하와 서정민, 두 명의 여성 연주자로 구성된 숨[su:m]은 전통악기를 기반으로 치밀한 배열의 음악을 만든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둘의 독창적인 음악 행보는 해외에서 특히 인정받고 있는데, 지난해 폴란드 크로스 컬처 페스티벌에선 최고 공연 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5인조 타악그룹 김주홍과 노름마치는 그간 60개국, 170여개 도시를 투어하며 한국 음악을 소개해 왔다. 다양한 해외 아티스트들과의 협연으로 스펙트럼을 꾸준히 넓혀가자 월드뮤직 시장의 러브 콜도 끊이지 않고 있다.
2008년 시작된 ‘저니 투 코리안 뮤직’은 매년 해외 월드뮤직 전문가들에게 한국음악 단체의 공연과 학술행사, 문화체험 등을 제공하고 있다. 유럽월드뮤직축제포럼연합(EFWMF)과 함께 한국단체의 유럽 순회공연을 지원하는 투어기금을 조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덕분에 참가한 한국 전통음악 단체의 70%가 해외로 진출했다. 올해는 5∼10일 전주세계소리축제, 국립국악원,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과 손잡고 행사를 갖는다.장지영 기자
퓨전국악, 변방에서 중심을 향해… 퓨전국악그룹 7일 합동공연
입력 2015-10-05 0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