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보다 수입 크게 감소 10개월째 ‘불황형 흑자’

입력 2015-10-03 02:33

수출보다 수입 감소세가 커지면서 흑자를 보이는 ‘불황형 흑자’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 행진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8월 국제수지’(잠정치) 자료에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84억6000만 달러를 기록, 42개월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고 2일 밝혔다. 하지만 최근의 경상수지 호조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에 따른 것이다.

8월 수출은 431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7% 감소했으나, 수입은 342억1000만 달러로 17.7% 줄었다. 이 같은 불황형 흑자는 지난해 11월부터 10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진행된 11개월 연속 불황형 흑자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날 발표한 9월 수출·수입 증가율(통관 기준)도 각각 -8.3%, -21.8%이고 이달 대외여건도 녹록지 않아 불황형 흑자 행진은 금융위기 수준을 웃돌 전망이다.

서비스 수지는 13억4000만 달러 적자이며 이 중 여행수지 적자는 10억6000만 달러였다. 여행수지는 전달(-14억5000만 달러)보다 적자폭이 줄었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여파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