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 탄생 비화 담은 할리우드 영화 ‘팬’… “꿈·환상 가득한 어른을 위한 동화”

입력 2015-10-02 03:25
할리우드 영화 ‘팬’을 연출한 조 라이트 감독과 주인공 피터 역을 맡은 리바이 밀러, 검은 수염 역의 휴 잭맨(왼쪽부터)이 1일 일본 도쿄 페닌술라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워너브러더스 제공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팬’은 피터팬 탄생 이전의 피터에 얽힌 비화를 담은 작품이다. 영국 제임스 매튜 배리의 원작소설 ‘피터팬’에 구애받지 않고 스펙터클하면서도 환상적으로 창작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오만과 편견’으로 유명한 조 라이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원작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해적 검은 수염(휴 잭맨)을 피터(리바이 밀러)의 적수로 등장시켰고, 네버랜드를 떠나고 싶어 하는 어린 후크(가렛 헤드룬드)는 악당이 아닌 피터의 친구로 나온다.

국내 개봉(8일)을 앞두고 조 라이트(43) 감독과 주연배우 휴 잭맨(47), 리바이 밀러(12)가 1일 일본 도쿄 페닌술라 호텔에서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라이트 감독은 “지금까지 어른을 위한 영화를 찍다가 최근 아이 아빠가 되고 나서 아이와 엄마의 애틋한 정이 있는 작품을 찍고 싶었다”고 연출 배경을 설명했다.

‘엑스맨’ ‘더 울버린’ ‘레미제라블’ 등을 통해 한국 팬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잭맨은 피터를 제거하려는 검은 수염 역으로 변신했다. 그는 “아버지가 한국에서 회계사로 몇 년 살다 오셨다. 그래서 한국을 사랑한다. 나는 서울 홍보대사”라고 말했다. 악당 캐릭터에 대해 “인간은 누구나 선과 악,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은 쉽다. 결국 우리를 강하게 만드는 것은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용기”라고 강조했다.

영화에서 삭발을 하고 검은 수염을 달고 나온 그는 “딸이 처음에는 어색해하더니 나중에 머리를 만져주고 좋아했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저를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좋았다”고 소개했다.

한국 배우 나태주가 검은 수염과 함께 네버랜드를 지키는 전사로 나온다. 잭맨은 나태주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촬영하는 동안 태주군을 계속 지켜봤는데 싸우는 액션 장면이 정말 대단했어요. 그렇게 빠른 사람은 처음 봤어요. 다음 울버린은 태주군이 맡아도 잘할 것 같아요.”

피터팬은 다양한 감정과 신체 연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제작진은 모든 영어 사용 국가를 대상으로 수천 개의 오디션 테이프를 보고 면담을 했다. 그 결과 호주 출신의 아역 배우 밀러가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밀러는 “각본이 마법 같았고 피터팬의 어린 시절을 맡게 돼 신났다”고 했다.

도쿄=이광형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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