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엔 “헌법 무시한 선거개입”, 金엔 “청, 팔 꺾기 모습 재연”… 野 ‘국민공천제’ 분리 대응

입력 2015-10-02 02:18
새정치민주연합이 여야 대표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합의를 비판한 청와대를 상대로 “노골적인 공천개입 의도”라며 연일 포격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협상 당사자였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 대해선 외곽지원에 나서며 청와대와 여당을 ‘분리’해 대응하는 양상이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1일 부산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특별지원을 위한 기자간담회 직후 “청와대가 삼권분립이라는 헌법의 근간을 지금 무너뜨리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문 대표는 이어 “(이는)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며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이라는 본연의 역할과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박근혜 대통령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공천개입, 선거개입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의회주의를 무시하고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힘으로 찍어냈던 국회 무시, 국회 파탄의 참상 2라운드가 시작된 것 같다”고 했다.

새정치연합이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갈등을 유발하면서도 김 대표에 대해 우회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는 김 대표가 흔들리면 이후 여야 간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불가능해진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유승민 사퇴 파동’ 때와 비슷한 기조다. 이 원내대표는 “김 대표를 비난하는 새누리당 의원의 목소리도 들린다”며 “지난번 유 전 원내대표 (사퇴 파문)때 있었던 청와대의 팔 꺾기 모습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를 상대로 한 ‘외곽전선’이 형성되면서 혁신위원회의 인적쇄신론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은 잠잠해진 모양새다. 그러나 당 비주류인 김한길 의원은 페이스북에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한 제언’이라는 글을 올려 혁신위를 뒤늦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진짜 혁신과 야권통합이 국민의 명령”이라며 “혁신위는 ‘뺄셈의 정치’를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당 지도부가 내세운 혁신위의 결론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구하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당내 분열과 분란을 조장했다”고 했다.

문 대표는 김 의원 발언에 대해 “공천개혁이 혁신의 전부는 아니고 더 중요한 혁신이 당 단합과 통합인 만큼 그런 방향으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김 의원이 그런 뜻으로 말한 것으로 이해하고 저도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혁신위의 총선 불출마 철회 요구에 대해선 “다시 출마하는 게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지역에서 어떤 상대와 대결하는 것도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