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전쟁] 친박 “누가 전략공천하자고 했나”… 김무성 겨냥 연일 공세

입력 2015-10-02 02:47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만나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유철 원내대표, 서 최고위원, 김을동 최고위원. 이동희 기자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은 1일에도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무성 대표가 전날 의원총회에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밀어붙이지 않고 당내 논의를 거쳐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비판의 강도는 오히려 세졌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분명히 알아야 할 건 누구도 국민경선에 반대한 사람이 없고, 누구도 전략공천을 하자고 공식적으로 이야기한 사람이 없다”고 했다. 김 대표를 겨냥한 친박의 공세가 내년 총선에서 공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되는 걸 염두에 둔 발언이다. 김 대표가 “내가 있는 한 전략공천은 없다”고 거듭 강조한 것도 친박을 ‘발끈’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태흠 의원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김 대표가 과거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은 트라우마가 있어서 그런지 너무 과민반응을 일으킨 것 같다”며 “지금까지 전략공천 하자고 주장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고 했다. 이어 “공천제도는 공정하면서도 상대를 이길 수 있는 최선의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이어야 하는데, 대표가 한 면만 보고 있다”고도 했다.

친박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가 김 대표가 당초 내세웠던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제도라는 점을 집중 부각했다. 홍문종 의원은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심번호 제도는 인기투표이고 여론조사에 불과하다”며 “이 제도로 공천하면 새누리당은 현역 국회의원이 거의 다 공천이 되고 국회의원이 없는 곳은 당협위원장이 된다”고 했다. 후보 신청이 없는 열세 지역이나 여성, 청년 등을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홍 의원은 “야당은 이미 국민들에게 신망이 있는 사람을 전략공천 하겠다고 공언했다”며 “그런 전략전술 없이 인기투표로 후보를 결정한다면 야당은 신식무기로 전쟁을 준비하는 것이고 우리는 구식 따발총으로 전쟁을 준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 의원은 “김 대표가 처음부터 안 될 일을 될 것처럼 주장해놓고 이제 와서 야당 탓을 하며 슬그머니 넘어가는 태도가 문제”라고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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