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70% 회전근계 파열… 오십견 단정 곤란

입력 2015-10-05 02:28

잠을 자는 순간에도 끊임없이 움직이는 우리 몸 중에서 움직임이 많은 부위가 어디 일까. 바로 무릎과 함께 움직임이 많은 곳은 어깨다. 단순한 일상생활에서의 동작만으로도 하루 약 3000∼4000번 정도의 운동이 이루어진다. 움직임이 많은 만큼 다양한 질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어깨 질환은 원인이 달라도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게 쉽지 않다. 김창우(사진) 정동병원 원장은 “어깨에서 통증이 발생하면 많은 사람들이 오십견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사실 오십견은 정확한 의학적 병명이 아니다. 오십견의 정식 의학적 병명은 동결견 또는 유착성 관절낭염이며 어깨 관절 주위의 연부조직이 퇴행성 변화로 인해 유착 및 염증이 발생하며 생기는 질환을 의미한다. 하지만 어깨의 통증은 증상만을 가지고 쉽게 오십견이라고 자가 진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어깨질환이 많고 실제로 어깨통증 환자 중 70% 가량이 회전근개파열로 진단받는다”고 설명했다.

흔히 알고 있는 오십견은 어깨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낭이 굳어 유착과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어깨 힘줄이 파열되는 것을 일컫는 회전근개파열과는 분명히 다른 질환이다. 회전근개는 어깨 외측 봉우리에 있는 4개의 힘줄을 말하며 어깨와 팔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회전근개가 외상이나 퇴행성변화로 염증이 생기고 파열되는 것을 회전근개파열이라 한다.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은 어깨 통증을 동반하고 밤이 되면 통증이 더 심해진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모든 방향으로 팔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힘든 오십견과 달리 회전근개파열은 특정 동작을 취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일반적으로 퇴행성 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지만 최근에는 운동이나 반복되는 집안일로 어깨를 과도하게 사용해 회전근개파열이 발생되는 젊은 층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이다. 회전근개파열은 오십견과 달리 자연 치유되지 않고 한번 손상되면 점점 염증과 파열이 악화돼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고 어깨의 움직임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또한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에는 한 곳에서 시작된 파열이 다른 힘줄로 옮겨와 완전파열로 이어질 수 있어 반드시 조기에 치료받아야 한다.

석회성건염은 가장 통증이 극심한 어깨질환으로 꼽힌다. 석회성건염은 어깨 힘줄인 회전근개에 석회질이 끼어 염증을 유발하고 돌처럼 굳어지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인대 사이에 형성돼 있던 돌과 같은 석회물질이 갑자기 녹으면서 화학물질을 내뿜어 어깨에 불이 나는 것처럼 뜨겁고 큰 통증을 유발한다. 보통 만들어질 때가 아니라 녹을 때 주로 증상을 일으키며 한 번에 다 녹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 다시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발병원인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어깨힘줄로 가는 혈액공급이 줄어들고 퇴행성 변화로 인해 석회질이 침착 되면서 질환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창우 원장은 “어깨질환은 전문의가 아니면 구분이 어렵고, 유사증상이 많아 환자 스스로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어깨의 통증이 있는 경우 손상 초기에 병원을 찾는 경우 주사나 물리치료로 완쾌가 가능하고, 회복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이상이 느껴지면 즉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송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