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 10년 전 ‘눈속임 SW’ 장착 결정

입력 2015-10-01 02:55
독일 자동차사 폭스바겐이 디젤차량의 배출가스 수치를 조작하기로 결정한 시점이 약 10년 전인 2005∼2006년이라고 독일 dpa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이번 사건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받는 관련자 10여명을 해임하는 등 사태 수습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통신은 폭스바겐이 미국 시장 점유율 제고를 위해 디젤차 판매 확대에 회사의 사활을 걸던 2005∼2006년 배출가스를 줄이는 ‘눈속임 소프트웨어’를 장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속임수 소프트웨어 도입을 결정한 것은 폭스바겐 본사의 엔진개발부문으로 미국에서 배출가스 규제를 정당하게 통과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를 포기하고 편법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당시 최고경영자(CEO)는 베른트 피세츠리더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지난 23일 사퇴한 마르틴 빈터코른 전 CEO 전임자다.

아울러 배출가스 불법조작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폭스바겐 엔진개발부문 대표에게까지 보고됐다는 기술자의 증언도 나왔다. 29일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에 따르면 배출가스 불법조작과 관련한 폭스바겐의 내부 조사에서 한 기술자는 2011년 당시 하인츠 야콥 노이서 엔진개발부문 대표에게까지 배출가스 불법조작 가능성을 경고하는 보고를 했다고 증언했다. 이 기술자는 당시 노이서 대표가 자신의 보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이서 대표는 빈터코른 전 CEO 직속인 폭스바겐 엔진개발 담당 중역으로 재직하다 최근 다른 관리직 2명과 함께 해임됐다.

독일 검찰은 빈터코른 전 CEO를 상대로 배출가스 눈속임 소프트웨어 장착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사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런 가운데 폭스바겐 감독이사회는 자신들은 배출가스 조작에 대해 미리 보고받지 못했다며 일부 직원들이 범죄행위에 가담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영국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폭스바겐이 수일 내로 배기가스 조작 장치가 장착된 차량에 대해 수리 계획을 발표할 것이며 수리 대상은 최대 1100만대로 개별 자동차 회사의 리콜로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특히 영국과 프랑스에서 각 100만대에 이른다고 폭스바겐이 발표했다. 영국에서 판매된 문제 차량이 총 119만대인데 이는 작년 말 현재 영국에서 운행되는 전체 디젤 차량 1070만대의 10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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