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으면 교회 가고픈 노래, 선교 대박이겠죠?”… 이미쉘·공민영 ‘스물넷 동갑내기의 선교 열정’

입력 2015-10-03 00:01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소니뮤직에서 만난 가수 이미쉘(왼쪽)과 공민영은 자신들의 노래가 많은 청소년들을 주님께로 인도하는 도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민석 선임기자

가수 이미쉘과 CCM(기독교현대음악) 가수 공민영은 공통점이 많다. 올해 초 기독교방송 녹화장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스물네 살 동갑내기로 연예인·언론인 선교단체 ‘미디어아미’에서 활동 중이다. ‘노래로 대중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겠다’는 인생 목표도 같다. 다음세대 선교에 관심이 많다는 것 또한 둘의 공통분모다. 이들을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소니뮤직에서 만났다.

오디션 프로그램 ‘SBS K팝스타 시즌1’(2011∼2012년)에서 TOP 5에 오르며 폭발적인 가창력을 대중 앞에 선보인 이미쉘은 열여섯 살 때부터 교회에 다녔다. 혼혈아에 대한 편견 때문에 동네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한 후 8년간 두문불출한 그에게 교회는 ‘세상으로 통하는 창구’였다.

“여덟 살 때 동네 아이들이 ‘네 피부는 더러워’ ‘너희 집은 아빠도 없고 가난하다’며 때렸어요. 어머니는 때린 아이들 집에 가서 따진 후 ‘네가 아이들과 같이 다녀봐야 좋을 게 없으니 학교에 가지 말라’고 했어요. 그 후부턴 계속 집에서만 지냈지요. 그러다 열여섯 살 때 둘째 언니가 크리스마스 전야제를 보러 교회에 가자고 해 8년 만에 집 밖을 나섰어요.”(이미쉘)

그의 삶은 교회를 다닌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교회에서 친구를 사귀었고, 교회학교 교사의 조언으로 검정고시에 응시해 중단했던 학업도 이어갔다. 무엇보다 큰 소득은 인생의 목표를 찾은 것이었다. 교회 찬양단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 이미쉘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 입시를 준비했으며 이듬해인 2010년 동아방송대 실용음악과에 합격했다.

지난해 앨범 ‘리버스(REBIRTH)’를 내며 CCM 가수로 활약 중인 공민영 역시 이미쉘처럼 교회에서 재능을 발견한 경우다. 모태신앙인 공민영은 걸그룹 2NE1의 멤버 공민지와 연극, 뮤지컬 등 교회 행사에 적극 참여하며 가수의 꿈을 키웠다.

“동생과 저는 교회의 모든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어요. 교회에서 살다시피 하며 공연을 준비할 정도로요. 동생은 어릴 때부터 춤을 좋아해 부모님께서 진로를 예능 쪽으로 생각하셨지만 저는 공부를 열심히 하길 원하셨어요. 저도 음악을 꼭 하고 싶다고 대학수학능력시험 두 달 전 부모님께 말씀드렸죠. 이때 온 가족이 제 진로를 놓고 기도했는데 모두 받은 응답이 같았어요. ‘민영이는 찬양하는 도구가 되라’는 거였지요.”(공민영)

실용음악과 입시 준비를 따로 한 적이 없었던 그였지만 타고난 재능과 가수 동생의 조언에 힘입어 2주 동안 실기를 준비해 백석예술대 CCM학과에 입학했다. 랩 역시 제대로 배운 적이 없었지만 크고 작은 무대에서 선보일 때마다 호평을 받았다. 워십밴드 디사이플스에 합류한 것도 대학 채플수업에서 찬양을 랩으로 편곡한 그의 무대를 본 지인의 추천이 계기가 됐다.

청소년 때 하나님을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이들답게 둘은 다음세대 선교에 대한 관심이 많다. 공민영은 ‘다음세대 문화 회복’을 목표로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댄스아카데미를 열 계획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이달 중순에 문을 여는 아카데미는 춤 교습소인 동시에 다음세대를 위한 선교센터로 운영될 예정이다.

“음악을 하나님이 창조하신 목적대로 선하게 사용하는 흐름을 만드는 ‘문화선교’가 우리 가족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 부모님과 같이 기도를 계속하고 있어요. 먼저 기도를 쌓아야 이곳이 다음세대를 위한 ‘문화사역 성지’가 될 거라 믿거든요.”(공민영)

미국 공연과 차기 앨범을 준비 중인 이미쉘도 군선교 사역과 다음세대를 위한 예배모임에 틈틈이 참여 중이다.

“군부대·청소년 사역은 청중 수에 상관없이 어디든 가고 있어요. 제 노래로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꿈과 희망을 찾는 청소년·청년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요.”(이미쉘)

이들은 서로 지향하는 음악세계도 같았다.

“동생 팬들이 제 앨범 리뷰를 해 주는데 ‘이런 음악 있으면 교회 가고 싶다’는 반응이 꽤 많더라고요. 제 곡이 믿지 않는 이들의 마음을 주님께 열게 하는 도구가 됐으면 합니다.”(공민영)

“저 역시 민영이와 생각이 같아요. 얼핏 들으면 대중가요 같지만 ‘당신’이란 가사에 하나님을 대입하면 찬양이 되는 곡을 하고 싶어요. 그런 면에서 보면 민영이가 제 선배죠. 민영아! 넌 앞으로 나랑 같이 앨범 내자!”(이미쉘)

이미쉘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공민영은 “네가 그렇게 말하면 정말 앨범 낼 거 같아”며 수줍게 웃었다. 어쩌면 곧, 비그리스도인도 즐겨 들을 수 있는 영성 깊은 앨범이 나올 것 같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