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플랜텍 결국 워크아웃

입력 2015-10-01 02:33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던 포스코 계열사 포스코플랜텍이 결국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돌입했다. 포스코플랜텍은 30일 산업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하는 채권금융기관협의회, 대주주인 포스코와 함께 워크아웃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을 체결했다.

채권단은 부실 채권에 대해 향후 4년간 원금 상환을 유예하고, 포스코플랜텍은 울산공장 등에 대한 자구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며, 포스코는 관련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프로젝트 발주를 지원해 경영 정상화를 추진키로 합의했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 7월 포스코와 740억원 규모의 광양제철소 용융아연도금라인(7CGL) 본공사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포스코 측은 “주요 경영목표 2년 이상 연속 달성, 자체 신용 기반의 정상적인 자금조달 가능, 부채비율 200% 이하 달성 등 채권단이 명시한 일정 요건을 갖추게 될 경우 포스코플랜텍의 워크아웃은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상실함에 따라 포스코플랜텍은 포스코의 연결대상 종속기업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2010년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포스코플랜텍에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했으나 포스코플랜텍의 경영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고 올해부터는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포스코플랜텍은 철강·해양·화학·조선 플랜트 사업에 필요한 설비를 만드는 회사다. 2010년 포스코가 해양플랜트 전문업체 성진지오텍을 1600억원에 인수해 2013년 계열사인 포스코플랜텍과 합병했다. 성진지오텍 인수는 특혜 인수라는 의혹이 제기돼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포스코는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과 기술도용 소송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합의금 명목으로 300억엔(2964억원)을 신일철주금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신일철주금은 포스코가 발전소 변압기 등에 쓰이는 방향성 전자 강판 제조기술을 신일철주금 퇴직 사원을 통해 빼돌렸다고 주장하며 2012년 4월 일본에서 영업비밀·특허 침해 소송과 함께 986억엔(974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