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차게 출발했던 청양의 두툼했던 열두 장의 달력이 달랑 세 장 남았다. 신실한 신앙인으로 연초에 다짐했던 미션과 목표는 지금 얼마나 이루었는가. 우리의 인생도 순식간에 흘러갈 것이다. 최근 웰다잉(Well-Dying)을 말하는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있다. 크리스천답게 삶을 마무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책갈피를 옮기는 모습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인생을 관조할 수 있는 독서삼매경에 빠져보자.
세상에 무릎 꿇지 않는 자; 남은자/팻 쉐츨라인 지음/규장
크리스천은 누구나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임에 틀림없다. 그가 당신을 부른다. 당신은 그 부르심을 수락하겠는가. 세상에 흔들리지 않고 세상을 흔드는 제자 중의 제자의 삶을 살고 있는가. 현대 첨단과학과 고도의 문명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철저하게 소외받고 고독한 군중으로 전락한지 이미 오래다.
인간은 행복과 평안을 위해 법률을 제정하고 개정하지만 오히려 그 틀 안에 갇혀 어찌할 바를 모른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오늘의 서구 사회는 한때 유명세를 떨쳤으나 지금은 외적으로 의지할 것 하나 없이 통제력을 잃고 무기력하게 추락하는 프로펠러 비행기와 같은 신세로 전락했다.
하나님의 신령한 개입이 절박한 때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조종하는 비행기가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는 비문(碑文)만 기록될 수도 있다. 우리 믿음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인간 사회에 변화의 능력을 방출하는 거룩한 부흥이 필요하다. 지금 바로 일어나 본분을 감당할 남은 자들이 손을 맞잡고 고개를 숙일 때다.
절망적인 상태에 도달할 때 하나님은 언제나 손을 뻗으신다. 그 분이 이 시대,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은 무엇일까. 부흥운동가들 중에서 남은 자들을 출현시키는 것, 곧 하늘이 땅에 무엇을 방출하기를 원하고 또 누가 그 일을 감당해야 하는지를 선지자들처럼 분별하는 무리를 등장시키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우리가 종소리를 듣고 싸우러 나아가지 않으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 영적인 싸움은 우리가 시작한 것이 아니지만 우리는 이 싸움을 끝마쳐야 한다. 하나님이 우리를 통해 그리스도의 구속이라는 걸작에 마지막 손질을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오늘 어떤 것에 맞서 싸우지 않으면, 그것이 내일과 맞설 권세를 갖지 못하게 막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 기적을 일으키는 군대의 행진이 절박하게 필요한 시점에서 현상을 유지하면서 한가로이 어슬렁거리는 독자들을 강력한 폭발력으로 무너트리는 순수하고 거룩한 폭약을 제공한다. 이 책은 당신이 하늘의 초대에 합당하게 반응하여 하나님께서 바라시고 이 세대에 절실히 필요한 남은 자가 되기를, 하나님께 철두철미하게 다시 연결된 남은 자가 되기를 소망한다.
마지막까지 잘 사는 삶/존 던롭 지음/정성묵 옮김/생명의말씀사
인생을 잘 마무리하는 것은 끝까지 잘 살아내는 것이다. 고령화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양질의 노년의 삶뿐 아니라 최근 ‘어떻게 죽을 것인가’ 같은 웰다잉을 소개하는 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 일본에서는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와 있고 우리나라도 점차 좋은 인생 의 마무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크리스천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바울의 말처럼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는 마음가짐으로 인생을 잘 마무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책은 크리스천들에게 웰피니싱(Well-Finishing)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성경에서는 ‘죽음’에 관해 어떤 말씀을 하고 있는지 또 복음의 관점으로 노년을 어떻게 바라보고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신실한 크리스천 의사이자 노인의학에 관련된 의술을 펼쳐온 저자는 인생의 황혼기에 죽음을 앞두고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수많은 사례를 소개하며 실제적인 질문과 답을 제시하고 있다. 또 깊은 묵상에서 나온 성경 구절 인용과 기도를 돕는 기도문, 묵상을 통해 삶이 예배로 이어지도록 돕는다.
크리스천답게 삶을 마무리하는 법이 따로 있을까. 어떤 마무리가 하나님께 영광이 될까. 어떻게 해야 우리의 죽음이 신앙과 복음의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일까. 저자는 삶과 죽음에 대해 유머러스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노년과 인생 마무리를 잘 준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언들을 해 주고 있다.
나이듦이 고맙다/김동길 지음/두란노
‘지혜의 어른’으로 통하는 저자가 들려주는 나이 듦의 통찰에 대한 얘기다. 사람의 인생을 사계절에 비하자면, 중년에서 노년으로 가는 시기는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길목이다. 현대인들은 비단, 노년의 시기만이 인생의 겨울이라고 할 수 없는 힘겨운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노년의 삶은 더욱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인생의 중년, 특히 노년의 시간에 대해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고, 어떻게 그 시간을 보내는가에 따라 겨울은 때로 매서운 칼바람이거나 혹은 어느 때보다 따뜻하고 훈훈한 마무리가 될 수도 있다.
세월의 의미를 발견한다는 건 인생의 의미를 알게 된다는 뜻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생에 대해, 늙음에 대해 철학적으로 사유하고 신앙의 언어로 나이 듦과 삶의 마지막 여정에 대해 풀어놓는다. 한국 사회에서 크리스천으로 청년, 중년을 지나 누구나 예외 없이 노년으로 가게 되는 이들에게는 인생의 노년을 아름답게 준비하며 바라볼 수 있는 창 하나가 마련될 것이다. 이미 노년기에 접어든 이들에게는 목적지를 향해 가는 그 계절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여 남겨진 시간을 소망과 감사의 눈으로 살게 하는 인생 돋보기를 제공한다.
저자는 평생 동안 묵상해 온 성경을 기본으로 4부에 걸쳐 나이 듦의 의미와 어떻게 늙어가야 하는가, 나아가 노년기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어디를 향해 떠나가야 하는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삶과 죽음, 젊음과 늙음, 인생의 성공과 실패, 천국에 대한 소망 등의 주제가 담겨 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버거운 인생 길, 아름답게 걷는 법… ‘크리스천 삶의 묵상’ 10월에 만나는 책
입력 2015-10-02 0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