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드디어 거품 빠지나… 2위 벤 카슨과 1%P 차이 좁혀져

입력 2015-10-01 02:53
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 후보 중 부동의 1위를 달리던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눈에 띄게 하락세로 돌아섰다. 트럼프는 “아직까지 내가 모든 여론조사에서 1등”이라면서도 “만일 상황이 좋지 않으면 일정 시점에서 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지율이 하락할 경우 중도하차할 수 있다는 뜻을 트럼프가 내비친 건 처음이다.

27일(현지시간) 공개된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들 가운데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은 21%로, 신경외과 의사 출신의 보수논객인 벤 카슨(20%) 후보와 불과 1% 포인트 차이에 그쳤다.

이에 트럼프 후보는 29일 오전 미국 NBC방송의 ‘투데이쇼’에서 “밀물과 썰물이 있기 마련”이라며 “언제나 이런 큰 격차로 선두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고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

트럼프는 그러나 “현재로서는 내가 모든 여론조사에서 1등을 하고 있으며 가장 많은 군중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상황이 좋다. 따라서 계속 갈 것”이라면서도 “만일 상황이 잘 돌아가지 않는다면 나는 내 비즈니스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율 하락 등 상황 변화에 따라 트럼프가 경선을 중도에 포기할 뜻을 시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의 지지율이 아직까지 1위이긴 하지만 공화당 후보가 될 가능성을 묻는 조사에서는 1위에서 5위로 추락한 결과도 나왔다.

‘정치예측시장’이 여론조사와 다른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트럼프가 공화당의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2차 TV토론(9월 16일) 이전에는 20%로 1위였다. 그러나 2차 TV토론 이후 트럼프의 후보 가능성은 12%로 추락하며 당내 5위로 떨어졌다. 무려 8% 포인트가 줄어들면서 후보들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 조사에서 1위로 올라선 후보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로 2차 TV토론 이전 17%에서 이후 18%로 1% 포인트 올라갔다. 2위는 피오리나로 16%였으며, 벤 카슨과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나란히 15%로 공동 3위에 랭크됐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