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평생 청각장애학생을 위해 헌신하다 교단에서 내려온 전직 특수교사가 ‘이달의 스승’으로 선정됐다. 교육부와 ‘이달의 스승 선정위원회’는 10월의 스승으로 박정열(68·여·사진) 전 교사를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박 전 교사는 대구의 청각장애학생 교육전문 기관인 영화학교에서 40년간 열정을 쏟았다. 대학을 졸업할 때쯤 장애학생을 가르치는 특수교사가 부족하다는 얘기를 들은 것이 계기였다. 특히 1986년 청각장애학생들로 구성된 ‘소리예술단’을 꾸려 아이들이 꿈과 끼를 키울 수 있도록 도왔다. 소리예술단은 88년 서울장애인올림픽 공연 등을 비롯해 국내외 각종 무대에 오르며 아이들의 희망이 됐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박 전 교사는 북의 ‘진동’을 활용했다. 그는 “북을 치면 동작을 하고 걷고 뛰는 식으로 박자를 가르쳤고 다시 거기에 무용을 끼워넣었다. 안무가 차츰 자리 잡히니 나도, 아이들도 신이 났다”고 했다.
제자와 동료들은 박 전 교사를 ‘장애학생들에게 삶의 희망과 의지를 심어준 분’ ‘손끝에서부터 온몸으로 전해지는 사랑의 몸짓과 음성으로 아름다운 감동을 전해주신 분’으로 기억했다. 박 전 교사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 남강교육상, 2009년 홍조근정훈장을 각각 수상했다.
그는 “코 흘리며 배우던 꼬맹이들이 어느새 성인이 돼 직업을 갖고 가정을 꾸려 부모로서 역할을 다하는 모습이 자랑스럽고 기쁘다”며 “다만 이들의 예술적 재능이 전문인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 특수교육자들에게 “특수학교 선생으로서 사명감이나 사랑을 갖지 않으면 그저 월급쟁이에 그칠 수 있다”며 “항상 초심을 잃지 말라”고 격려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10월의 스승’, 청각장애학생에 헌신 박정열 前 교사… 대구 영화학교서 40년간 재직
입력 2015-10-01 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