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축제, 올해는 문화 프로그램도 ‘풍성’

입력 2015-10-01 02:28

10월에는 책축제가 기다린다. 국내 대표적인 책축제인 서울와우북페스티벌과 파주북소리축제가 이어진다. 지난해 11월 개정된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처음 열리는 책축제라서 분위기가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도서정가제로 15% 밑으로는 할인 판매가 불가능해지면서 책축제에 가도 저렴한 가격으로 책을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올해 책축제들은 기존의 책 판매 중심에서 벗어나 책 문화 축제로 변신하는 인상이다. 강연, 전시 등 문화 프로그램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서울와우북페스티벌(10월 1∼4일, 홍대 주차장 거리)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는 책축제로 방문객 숫자로만 보면 국내 최대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축제에 38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된다. 예년보다 출판사 참가는 다소 줄어 80여개 출판사가 거리 부스를 연다. 그러나 공연과 전시, 강연, 강좌, 포럼, 낭독회 등 프로그램들은 더 풍성해졌다.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도 20여개 준비돼 있다.

주최 측에서 가장 공들여 준비한 것은 대중강연이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1일 오후 4시 상상마당에서 열리는 와타나베 이타루(‘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의 저자) 강연이다. 이어 황현산 고려대 명예교수(3일 오후 2시),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4일 오후 2시), 조성룡 건축가(4일 오후 5시)가 ‘이 시대 어른에게 듣다’ 강연에 나서고, 김찬호 교수(1일 오후 7시30분)와 여성학자인 정희진(2일 오후 7시30분)은 ‘혐오와 공감’ 강연을 꾸민다. 이원(시인), 박수밀(고전문학자), 함돈균(문학평론가), 은유(작가) 등 4명이 릴레이로 이어가는 글쓰기 강좌도 있고, 셰프 박찬일, 대중음악평론가 강헌,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소장 조성주 등도 독자들과 만난다.

파주북소리축제(10월 5∼11일, 경기도 파주출판도시 일대)

파주출판도시를 대표하는 축제로 올해가 5회째다. 200여개 출판사가 참여하며 축제 기간도 1주일이나 된다.

시인 이병률, 음악평론가 임진모 등 11명의 유명 저자들이 강사로 나오는 ‘한옥 인문 콘서트’, 소설가 은희경과 배우 손숙이 이끄는 ‘낭독의 힘’, 황교익 등 맛칼럼니스트 3명의 릴레이 강연 ‘생각하는 식탁, 맛있는 인문학’ 등 작가들과 만나는 자리가 많이 준비됐다. 밤 새워 책을 읽는 ‘지혜의숲 심야 책방’, 책의 주인공으로 분장해보는 ‘북소리 퍼레이드 2015’,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독창 백일장’, 걷기 행사인 ‘책마을 따라 걷기’ 등도 이색적인 프로그램들이다.

빼놓지 말고 봐야 할 것은 두 개의 전시다. 광복 70년의 한국 역사를 책으로 개괄하는 ‘테마전시-시대정독’이 지혜의숲 특별전시장에서 열리고, 한글 글씨체의 원형인 명조체와 고딕체를 만든 활자디자인의 거장 최정호를 소개하는 ‘한글 디자이너 최정호’ 전시가 안그라픽스 1층에서 있다.

올해는 영화도 가미했다. 영화배우 김태우, 영화제작자 심재명, 영화평론가 정성일 등이 영산단지 내 명필름아트센터에서 시민들을 만난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