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항만공사, 흥청망청 ‘방만공사’… 기관장 업무비·성과급 펑펑, 퇴직 앞둔 직원 교육비까지

입력 2015-09-30 02:04
전국 항만공사들이 경영은 엉망인데도 업무추진비와 성과급은 과다 지출·지급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부실 경영으로 빚더미에 올라앉았는데도 직원들 배 채우는 데만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전남 장흥·영암·강진) 의원은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등 4개 항만공사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방만 경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4개 항만공사의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은 울산항만공사는 한 해 동안 기관장 업무추진비로 900만원을 지출했다. 기관 접대비로도 별도로 3415만원은 썼다.

울산항만공사는 지난해 부채액이 763억원을 넘어섰는데도 임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6237만원으로 전년대비 1.7%나 올렸다. 1인당 성과급도 972만원을 지급했다. 임직원에게 무이자로 3억원 넘게 대출해주기도 했다.

지난해 경영 평가 D등급으로 기관장 경고를 받은 여수광양항만공사도 1000만원이 넘는 돈을 기관장 업무추진비로 지출했다. 임직원 1인당 평균급여는 6961만원이나 됐다. 1인당 성과급은 1000만원이 넘었다. 여수광양항만공사의 지난해 부채액은 7730억원이었다.

지난해 경영 평가 C등급을 받았던 부산항만공사는 기관장 업무추진비로 1275만원을 지출했다. 접대비도 별도로 7033만원이나 썼다. 부산항만공사는 부채 규모가 1조7000억원이나 될 정도로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정년퇴직을 앞둔 관리직 직원에게 교육비와 체재비 등으로 연간 1억원이 넘는 돈을 지원해 준 사실도 드러났다.

최근 3년 동안 ‘사장 방침’이라는 자체 선발방식을 통해 14명의 위탁교육 대상자를 선발해 이들에게 입학금과 등록금 등 교육비 명목으로 연간 1인당 1679만원을 지급했다. 교육기간 중 급여는 평균 5071만원을 지급했다. 부산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교육을 받은 대상자들에겐 연간 1인당 최고 1188만원의 체재비까지 지급했다. 한 직원은 1년 동안 교육비(2400만원), 체재비(1188만원), 교육 중 급여(6600만원) 등을 합쳐 모두 1억188만원을 받았다.

역시 C등급을 받은 인천항만공사는 기관장 업무추진비로 1818만원을 지출했고 기관 접대비로 2610만원을 썼다.

황주홍 의원은 “전국 4개 항만공사의 경영 부실에 대한 책임은 기관장은 물론 임직원들에게도 있다”며 “과다한 급여와 성과급은 조정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무안=김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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