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표면에 물이 흐르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화성에 생명체가 살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향후 인류의 이주 가능성도 열리게 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위치한 본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성 표면의 RSL(Recurring Slope Lineae) 지형에서 액체 상태의 소금물이 개천 형태로 흐르고 있는 걸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RSL은 2010년 발견된 지형으로 폭이 5m, 길이가 100m 내외인 가느다랗고 어두운 줄 모양의 지형이다. 250∼300K(영하 23.5℃∼영상 26.85℃) 기온이 유지되는 화성의 여름에 형성됐다가 기온이 내려가는 겨울에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SL이 염류를 포함한 물이 새어나와 생기는 게 아닐까 하는 가설은 있었으나 그간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었다. 연구진은 이날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에서 RSL이 나타나는 장소 4곳의 스펙트럼을 관찰해 과염소산마그네슘, 염소산마그네슘, 과염소산나트륨 등이 포함된 물이 흐르고 있는 증거를 찾았다고 밝혔다. 2006년부터 화성 주변을 도는 관측 장비들이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진은 소금물이 만들어진 이유에 대해 염류가 주변의 습도가 올라갈 때 주변의 물기를 빨아들여 스스로 녹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표면 아래에 있는 얼음 공급원이 염류와 접촉해 온도가 올라갈 때 녹거나, 화성의 지면 아래에 물을 품고 있는 층이 존재한다는 가설도 제기됐다. 일단 물에 염분이 녹으면서 어는점이 내려가고, 따라서 화성의 낮은 온도에서도 액체 상태의 물이 흐를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화성에서 물이 흐른 흔적이 발견된 적은 있었다. 2013년에는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 탐측 결과 수십억년 전 강이나 호수가 있었던 흔적이 발견됐고, 화성 북반구의 절반을 바다가 덮고 있었다는 증거가 지난 3월에 제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처럼 현재 물이 흐르고 있다는 증거가 발견된 건 처음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것은 네팔 출신의 대학원생 루젠드라 오지하(25)로 알려졌다. 미 애틀랜타주 조지아공대 행성학 박사과정 학생인 루젠드라는 애리조나대 학부생이던 2010년 고해상도 이미징 과학연구(HiRISE)팀 일원으로 RSL을 발견한 뒤 5년간 연구에 매진해 이번 연구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화성 표면에 물 흐른다”… 지구인 이주 기대감
입력 2015-09-30 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