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남중국해 군사화 추구 않겠다”

입력 2015-09-30 02:33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25일(현지시간) 열린 국빈만찬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셸 오바마 여사, 펑리위안 여사(오른쪽부터)가 취재진을 향해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미국 방문을 앞두고 “기후변화 분야 말고는 별다른 성과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임기를 1년여 남겨둔 상황에서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시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의외’의 성과가 많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단 중국의 반응은 좋다. 29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양국 정상회담 이후 49개 항목의 성과를 열거하며 시 주석의 ‘업적’을 홍보했다. 남방일보 등은 시 주석의 22∼28일 미국 방문을 결산하며 “세계에 중국을 이해시키고 중국이 가는 방향을 알렸다”는 평가를 내놨다.

양국은 ‘핵심 이익’에 대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었지만 최악의 충돌을 막기 위한 협력의 공감대를 마련했다. 가장 큰 성과는 사이버안전 분야다. 미국이 가장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했던 영역이었지만 중국이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양국은 인터넷 지적재산권 절취 반대, 사이버 공간에서 국가행위 준칙 제정 등에 합의했고, 특히 당국자 간 핫라인 개설과 고위급 사이버 안보대화도 개최키로 했다.

남중국해 문제는 양국이 평행선을 긋고 있지만 일부 진전이 이뤄졌다. 시 주석은 “남중국해 섬들은 중국 영토”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남중국해에 건설된 인공섬들의 군사화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보니 글레이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연구원은 “시 주석이 언급한 ‘군사화’의 정확한 의도가 뭔지 궁금하다”면서 “어쨌든 예상치 못한 발언이라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양국 관계의 균형추 역할을 하는 경제 분야에서 중국은 위안화의 인위적 평가절하가 없을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고, 미국은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가입을 지지했다.

홍콩 명보는 사설을 통해 “한번의 만남으로 서로에 대한 의심이 풀리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양국이 군사적으로 맞붙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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