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베일 벗는 LG 프리미엄폰… 모바일 구원투수 될까

입력 2015-09-30 02:44 수정 2015-09-30 10:21

10월 1일은 LG전자에 매우 중요한 날이다. 구본준(사진) 부회장이 LG전자를 이끈 지 정확히 5주년 되는 날이다. 부진에 빠진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가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하는 날이기도 하다.

이날 선보일 스마트폰은 단순히 하나의 제품 이상의 의미가 있다. 지난 3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5’에서 조준호 MC사업본부 사장이 “G4를 뛰어넘는 프리미엄 폰”이라고 강조했던 제품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역량이 집결된 제품이란 얘기다. 사양, 디자인뿐만 아니라 LG전자 스마트폰의 비전을 볼 수 있다.

최근 LG전자 스마트폰을 둘러싼 상황을 고려하면 이 제품은 반전의 카드가 돼야만 한다. LG전자 스마트폰은 경쟁사보다 늦은 탓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구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G시리즈를 내놓으며 시장에 안착해 왔다. 지난해 G3의 성공으로 스마트폰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면서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과거 안 좋았던 시절로 되돌아간 모습이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국내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시행되는 등 시장 환경이 급변한 영향도 있다. 특히 LG전자 스마트폰은 확실한 프리미엄 제품도 아니고, 그렇다고 중저가 라인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프리미엄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 실속 스마트폰을 찾는 소비자 모두에게 별다른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한때 10만원이었던 LG전자 주가는 최근 4만원 중반까지 떨어졌다. 실적이 나쁜 이유도 있지만 스마트폰 사업을 비롯해서 LG전자의 성장 모멘텀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기업의 비전과 큰 전략을 결정하는 게 최고경영자(CEO)의 몫이라는 점에서 구 부회장에게 무거운 숙제가 던져진 셈이다. 1일 공개되는 새로운 스마트폰의 성적표는 구 부회장의 리더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금의 고비를 잘 넘기면 LG전자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 구 부회장이 지난 5년간 미래를 위해 닦아놓은 기반이 여러 가지 있기 때문이다.

우선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는 LG전자가 선도하고 있다. 최근 중국, 일본 업체들도 올레드 TV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 LG전자가 미래 TV의 주도권을 쥐고 가는 셈이다. 올레드가 미래 디스플레이의 대세가 될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다.

자동차 부품과 에너지 사업 부문을 신설하며 미래 먹거리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소비자 거래(B2C) 중심이었던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기업 간 거래(B2B) 부문과 신사업 발굴 전개를 위한 이노베이션사업센터도 신설했다. 태양광과 조명,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 관련 사업을 전담하는 에너지사업센터 조직도 새로 만들었다. 문제는 새로운 사업부문이 실적을 내기까지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사업이 수익을 본격적으로 낼 수 있을 때까진 TV, 가전, 스마트폰 등 기존 사업이 LG전자의 버팀목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