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길에 나섰던 프란치스코(사진) 교황이 26일 밤(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가진 세계 천주교 가정대회 연설에서 “가족은 희망공장이며 가정을 돌볼 여유를 주지 않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AP통신 등이 29일 보도했다.
교황은 “아이들이 종종 어른들한테 어려운 질문을 하곤 하는데 나한테도 마찬가지”라며 “한 아이가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기 전에는 뭘 하셨냐’고 물은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난 ‘하느님도 천지창조 전에는 무엇인가를 사랑하셨다’고 답했다”면서 “사랑은 신이 창조한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하느님이 뭘 가장 사랑하는지 아느냐”고 청중에게 물었다. 그 뒤 “하느님은 구성원 서로가 사랑하고 아끼는 가정을 가장 사랑하신다”면서 “아이를 성장시키고, 구성원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가정들을 찾아서 사랑을 나눠주신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누구는 날보고 ‘결혼해보지 못해 그런 한가한 말씀하신다’고 말한다”면서 “하지만 나도 가정생활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종종 접시가 날아다니고 애들은 머리가 깨지기도 하고, 게다가 시어머니와의 관계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은 소중하고 구성원 각자가 다 신성한 존재”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밥 브래디(펜실베이니아) 미 연방 하원의원이 지난 24일 교황의 상·하원 합동연설이 끝난 직후 재빠르게 연단으로 올라가 교황이 마시다만 물컵을 챙겨 아내와 남은 물을 나눠 마신 것으로 알려져 구설수에 올랐다. 그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가보로 삼으려고 물컵을 집어 들었다”고 해명했다. 브래디 의원은 2008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취임식 때도 연단의 물컵을 챙겼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접시 날아다녀도 가족은 희망공장”… 프란치스코 교황, 미국서 연설
입력 2015-09-30 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