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종윤] 시대 변화에 걸맞은 바람직한 장례문화

입력 2015-09-30 00:10

우리나라의 2013년도 화장률은 76.9%에 이르고 있다. 화장 중심의 장례문화가 보편화된 것이다. 이는 낮은 출산율과 급속한 고령화, 도시화 및 핵가족의 증가로 인한 것으로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화장 후 봉분을 만들고 그 주변에 석물을 설치하거나 인공적 건물인 봉안시설에 모시는 추세는 바뀌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2008년 환경친화적인 장사 방법인 자연장 제도를 도입했고, 2014년 말 현재 전국에 37곳의 공설자연장지를 조성·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화장한 분들의 자연장 이용 실적은 매우 저조한 상황으로, 자연장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협조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

자연장은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나무, 화초, 잔디 등의 밑이나 주변에 묻는 친환경적 장례 방법이다. 평균 매장비용은 1652만원, 봉안비용은 1198만원인 데 반해 공설자연장지 이용료는 평균 20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아 매우 경제적이다. 또 안정성과 영속성을 보장받을 수 있고, 후손들이 벌초 등 묘지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고, 생활공간 가까이에 조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관리하기 어려운 선대의 묘지와 분묘를 개장하여 한곳에 자연장지로 조성한다면 후대에 큰 선물이 될 것이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은 장례문화를 시대 변화에 알맞게 발전시키기 위해 2013년 5월 정부에서 설립한 재단법인이다. 정부의 화장예약 단일창구인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을 관리·운영하면서 선진 장사정책에 대한 연구·지원과 친자연적 장례문화 확산을 위한 교육 및 홍보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돌아가신 분들과 살아있는 사람들이 자연 속에서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자연장을 중심으로 건전하고 품위 있는 장례문화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국 시·군·구별로 바람직한 장례문화에 대해 순회 설명회도 개최하고 있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은 인간존엄과 자연사랑, 인간사랑이 넘치는 장례문화 진흥을 위하여 친자연적 장례문화 선도 기관을 목표로 해 바람직한 추모문화의 정착과 장례문화 선진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종윤 장례문화진흥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