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권순웅] 새벽에 운명과 맞짱 뜨기

입력 2015-09-30 00:39

우리 교회 마당에 진돗개 한 마리가 있었다. 이름을 새벽이라 불렀다. 이 녀석은 두 얼굴의 주인공이다. 교회 아이들만 보면 착한 천사다. 그런데 동네 개들만 만나면 맞짱을 잘 뜬다. 한 번 당한 개에게는 반드시 다시 가서 맞짱 뜨기를 했다.

필자는 우리 인생의 새벽 시간은 운명과 맞짱 뜨는 시간이라 말하고 싶다. 사이쇼 히로시라는 일본 의사는 ‘아침형 인간’이란 베스트셀러를 썼다. 그 책에서 아침형 인간의 유익을 강조했다. 인생을 두 배로 살 수 있고, 에너지가 충만한 하루를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침형 인간의 유익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면 새벽형 인간은 그 이상이다. 책은 내지 않았지만 한국교회 수많은 새벽형 인간은 자신의 삶을 베스트셀러로 살고 있다. 왜 새벽이 운명과 맞짱 뜨는 시간인가.

첫째, 새벽은 회복탄력성이 나타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지난 200여년 동안 혈액을 공급하는 내장기관의 하나로만 치부했던 심장을 다시 보고 있다. 심장에서도 전자기장이 발생하는데 이는 두뇌에서 발생하는 전자기장의 강도보다 약 5000배 강하다. 심장에는 두뇌기능도 있다. 긍정적 감정은 심장을 고르게 뛰게 하고 부정적 감정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나오게 하는 등 온몸에 잘못된 영향을 준다.

성경에서 예레미야는 애가를 통해 이스라엘의 멸망을 피를 토하는 애통으로 표현했다. 그런데 그 절망의 시간 가운데 소망을 노래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것이 바로 새벽이다. 예레미야애가 3장 22∼23절에서 “여호와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이다 이것들이 아침마다 새로우니 주의 성실하심이 크시도소이다”고 말하며 새벽기도 시간에 찬양할 때 박수를 치게 한다. 감사의 기도를 올려드린다. 이것은 모두 회복탄력성을 돕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사람의 마음에도 근육이 있다고 한다. 새벽기도는 이 근육을 단련하는 멋진 시간이다.

둘째, 영감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말콤 글래드웰은 ‘블링크’라는 책을 지었다. ‘블링크’는 ‘눈을 깜박하는 순간’을 말한다. 긴급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결정을 내릴 때 첫 2초 동안 무의식에서 섬광처럼 일어나는 순간적 판단을 말한다. 이는 진리를 한순간에 꿰뚫는 순간판단력이다.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 힘이다. 우리는 이를 영감이라 한다. 새벽에 하나님 앞에 나오는 사람들은 영감을 선물로 받을 때가 많다. 필자도 중요한 결정은 새벽기도 시간에 한다. 지난주 설교는 그 전주에 다 준비했던 설교인데 새벽기도 시간에 내용이 모두 바뀌었다. 주일날 바뀐 내용으로 영감 있는 설교를 하게 됐다. 대표적 크리스천 기업인 E기업의 대표도 평생 새벽기도를 통해 영감을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

셋째, 새벽은 기도의 기적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필자의 교회가 작은 개척교회일 때였다. 한 성도의 오빠가 사업이 어려워지자 인생을 비관하며 자살을 하려고 했다. 상담을 하면서 죽기 전에 한 번 예수님을 믿고 새벽기도를 해보라고 권면했다. 새벽에 운명과 맞짱을 뜨라고 했다. 우리 교회는 잠실에 있었다. 그의 집은 김포에 있었으나 강남에 있는 동생 집에 머물며 21일 새벽기도를 했다. 기적이 나타났다. 먼저 믿음을 갖게 됐다. 극적으로 사업의 문이 열렸다. 지금은 신실한 크리스천으로 살고 있다. 자기 힘으로 운명과 맞짱 뜨던 인생이 회개하고 주님의 도우심으로 인생과 맞짱 뜬다면 그것보다 더 큰 기적이 어디에 있겠는가. 새벽에 운명과 맞짱 뜰 수 있는 이유는 새벽에 하나님이 도우시기 때문이다.

권순웅 목사(동탄 주다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