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김세원] 우리의 소원은 통일!

입력 2015-09-30 00:20

추석에 추모예배 후 부모님을 모신 통일동산으로 성묘를 다녀왔다. 자유로를 따라가면 분단국가의 상징인 통일전망대, 통일동산, 평화누리공원, 자유의 다리 등을 만날 수 있다.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펼쳐 놓은 공간이기도 하다. 자유의 다리까지만 허용된 자유. 건널 수 없는 다리에 쌓여만 가는 수많은 사연. 길의 단절은 모든 것을 끊어 버렸다. 오갈 수 없으니 누구는 남한을 섬이라 했던가.

판문점에서 개성까지 겨우 8㎞. 그렇게 가까이 두고도 가지 못하는 곳이 내 아버지의 고향이다. 결국 그 땅을 밟아보지 못하고 고인이 되셨지만, 잘생기신 아버지의 얼굴에 흘렀던 그 뜨거운 눈물은 큰 의미가 되어 지금 내 안에 흐르고 있다. 내 눈물은 그만큼 뜨겁지 못하고 그 아픔의 크기를 다 안을 수도 없지만 이곳에 올 때마다 아버지의 아픔이 내 안에서 살아난다.

십여 년 전, 시범관광단 일원으로 개성을 다녀온 일이 있었다. 그때는 개성관광뿐 아니라 평양관광도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험한 사건들을 겪으며 많은 시간이 또 지나갔다. 통일된 한반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하여 얼마만큼의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일까.

광복 70년을 맞아 올해는 특히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예견되는 문제가 있더라도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의 외교적 노력과 ‘통일기금 모금운동’ 등 사회적 관심도 커지고 통일에 대한 의지도 모이는 것 같다. 통일, 정말 얼마나 멋지고 기대할 만한 일인가. 전쟁 공포 없이 평화를 누릴 수 있고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교통망 확보로 경제적 발전을 이룰 수 있으며, 그 무엇보다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만날 수 없어 눈물로 세월을 보내는 이산의 아픔을 끝낼 수 있지 않은가.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 자유로이 왕래하며, 원조 함흥냉면 맛집 여행도 하고 자유로와 연결된 도로를 통해 유럽의 멋진 도시를 여행할 수도 있는 그날을 기다려본다.

김세원(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