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추석 연휴 빈틈없는 방역으로 AI 확산 막기를

입력 2015-09-26 00:52
추석 연휴를 맞아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면서 방역 당국에 조류인플루엔자(AI) 비상이 걸렸다. 지난 14일 전남 나주와 강진의 오리농장 2곳에서 발생한 AI 감염 의심 오리가 고병원성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21일 전남 담양과 광주 북구의 전통시장 내 가금판매소 2곳에서도 고병원성 AI 항원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23일에는 광주 광산구 축산농가에서 AI 의심증세가 나타나 오리 1만여 마리가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됐다. AI가 다시 발생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이다.

현재로선 이들 지역 외에 다른 곳으로 퍼져나간 흔적이 없어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초긴장 상태다. 추석 연휴는 사람과 차량 이동이 제일 많은 기간이라서 자칫 방역에 구멍이 뚫리면 AI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확산할 수 있어서다. 주로 날씨가 쌀쌀할 때 전파되던 AI는 요즘 계절에 상관없이 발생한다. 게다가 감염 원인으로 알려진 철새 도래 시기도 다가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빅데이터 기반 AI 확산위험도 모델’을 활용한 결과 광주·전남·전북의 16개 시·군 66개 읍·면·동에 AI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 만큼 방역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예전처럼 허술한 방역망으로 AI가 전국에 창궐하는 악몽이 다시 일어나서는 절대 안 되겠다. 메르스 사태에서 경험했듯 초기 대응 실패의 결과는 처참할 뿐이다. 우선 닭·오리 축산 농가에서는 경각심을 갖고 소독 등 차단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 연휴 기간에 24시간 비상근무체계를 유지할 방역 당국은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만일의 경우 신속한 대응에 나서기 바란다. 귀성객들도 축산 농가나 철새 도래지 방문을 자제하되 불가피한 방문이 이뤄지면 소독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빈틈없는 선제적 방역으로 AI 확산을 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