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사태 일파만파] 국내서도 설땅 좁아지는 독일차

입력 2015-09-26 02:59
국내 수입차 시장을 석권한 독일차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25일 “일선 대리점에 문의 전화가 많이 걸려오고 있다”면서 “주문 취소와 같은 적극적인 행동변화 움직임은 많지 않지만 판매 감소는 불가피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일부 폭스바겐·아우디 인터넷 동호회 등을 중심으로 ‘집단소송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부를 비롯한 세계 각국과 폭스바겐그룹 차원의 조사가 초기 단계여서 직접적인 소송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최근 4∼5년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던 독일차의 위상 변화가 불가피하다. 지난 1∼8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독일차의 점유율은 69.2%에 달했다. 8월만 보면 74.6%였다. 올 1∼8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5차종 중 4차종(티구안 2.0 TDI, 골프 2.0 TDI, 아우디 A6 35 TDI, 파사트 2.0 TDI)이 폭스바겐그룹 산하인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이었다. 수입차 중 디젤 차량의 비중은 69.0%였다. 독일 디젤차를 빼면 수입차 시장 자체가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이제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만큼 국내 수입차 시장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독일차 업체들도 긴장한 상태다. 독일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디젤차 전반에 대한 조사로 확대되는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