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통돌이·빨래판 장착 “작은 불편도 빨아드려요”… 주부 마음 읽은 ‘편리한 세탁기’ 속속 출시

입력 2015-09-30 02:51

뛰어난 세탁성능은 물론 사용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킨 세탁기들이 속속 출시됐다. 소비자들이 실제로 세탁기를 사용하면서 불편했던 경험을 반영한 제품들이다 보니 ‘주부들의 마음을 읽은 세탁기’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빼놓은 세탁물 바로 넣는 세탁기=세탁기를 막 돌리기 시작했는데 빼놓은 세탁물을 발견해 당황했던 경험, 누구나 있을 것이다. 세탁기는 일정 모드 이후에는 급수가 되기 때문에 문이 아예 열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땐 작동을 시작한 세탁기의 전체 세탁이 끝난 뒤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돌리거나, 아니면 아예 다음 빨래 때까지 묵혀둬야 한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버블샷 애드워시’는 말 그대로 세탁물을 바로 추가할 수 있는 제품이다. 드럼세탁기 도어 위에 일종의 작은 창문인 ‘애드윈도우’가 달려 있어서 이를 통해 세탁물을 추가 투입하면 된다. 세탁, 헹굼, 탈수 등 작동 중에 ‘일시 정지 버튼’을 눌러 잠시 작동을 멈춘 후 애드윈도우만 열어서 세탁물을 넣은 뒤 다시 동작시키면 된다. 세탁이 끝나고 헹굼이나 탈수 때만 넣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캡슐형 세제나 시트형 섬유유연제 등 다양한 형태 세제와 세탁보조제도 애드윈도우를 통해 편리하게 투입할 수 있다.

◇아이 옷·어른 옷 나눠 빠는 세탁기=LG전자가 지난 7월 출시한 ‘LG트롬 트윈워시’ 역시 소비자들의 불편한 세탁 경험을 토대로 긴 연구 끝에 탄생한 제품이다. 이름이 말해 주듯 하나의 본체에 두 개의 세탁기가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얼핏 보면 일반 드럼세탁기와 같지만, 하단 서랍을 열면 미니 ‘통돌이’ 세탁기가 들어 있다. 메인 세탁기를 돌리다가 추가 세탁물이 발견되면 미니 세탁기를 돌려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겉옷과 함께 세탁하기 찜찜한 속옷만 따로 미니 세탁기로 빨 수도 있다.

세탁물을 꺼낼 때 몸을 숙여 안쪽에 있는 세탁물을 힘겹게 빼냈던 경험도 있을 것이다. 세탁조 안쪽은 잘 보이지 않아 세탁을 해놓고 세탁물을 빼놓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LG트롬 트윈워시는 빨래 투입구를 높여 허리 부담을 줄였고, 세탁물을 넣고 빼기 편하도록 세탁기 투입구가 위쪽을 향하도록 기울기를 설정했다. 한눈에 세탁조 안에 있는 세탁물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세탁물을 빼놓을 염려도 없다.

하단에 탑재된 미니 세탁기는 기존 트롬 드럼세탁기를 사용하던 소비자들도 추가로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조성진 LG전자 사장은 출시 당시 이 제품을 ‘세탁기의 발명’이라고 소개하며 “최근 소비자들의 경험을 분석해보니 ‘분리세탁’을 많이 원하고 있었다”며 “세컨드 세탁기를 따로 설치하지 않고도 한 대만으로 두 번의 세탁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빨래판 장착돼 애벌빨래 가능한 세탁기=지난해 2월 출시된 삼성전자 ‘액티브 워시’는 다용도실에 쭈그리고 앉아 빨래판을 꺼내 와이셔츠 옷깃, 소매 끝 등 잘 지워지지 않는 얼룩을 따로 세탁한 뒤 세탁기를 돌려야 했던 소비자들의 불편함에 주목했다. 최근 세탁기들이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긴 하지만 잘 지워지지 않는 부분은 손으로 직접 애벌빨래를 해야 더 깨끗한 세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액티브 워시는 상단에 개수대와 빨래판을 일체형으로 만든 ‘빌트인 싱크’를 탑재했다. 쭈그리고 앉아 빨래판을 꺼내지 않아도 세탁기 상단 빨래판에서 애벌빨래를 한 뒤 바로 세탁기로 투입할 수 있다. 여기에 애벌빨래 전용 물 분사 시스템인 ‘워터젯’까지 더해졌다. 세탁조 상단에서 노즐을 통해 강력한 물이 나와 애벌빨래 시 세탁물을 골고루 분사시키고, 헹굼시에는 맑은 물을 뿌려줘 잔여 세제를 없애는데 효과적이다. 미리 손으로 했던 찌든 때 제거를 세탁기에서 간편하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세제 없이 세탁조를 청소하는 ‘셀프클린’ 등 사용자 편의를 높인 기술도 적용됐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140일 동안 평균 2분당 1대씩 팔리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액티브워시는 소비자들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토대로 아이디어가 반영된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