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막내 구단 kt 위즈가 최하위를 확정했다. 어쩌면 1군 합류 첫 시즌이기에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후반기 보여준 매서운 상승세로 kt는 내년 더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kt는 23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1위 팀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0대 11로 대패했다. 이로써 kt는 50승 85패가 됐다. 9위 LG 트윈스와 승차는 9.5경기로 벌어졌다. 이제 잔여 경기에서 kt가 모두 이기고 LG가 전패하더라도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kt는 시즌 초 큰 전력 차이로 형님들에게 난타를 당했다. 개막전인 3월 2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회까지 8-2 리드를 잡았다가 역전패를 당했다. 이 경기를 포함해 개막 11연패라는 처절한 아픔을 겪었다. 5월까지 성적은 10승 42패, 승률 0.192로 자칫 역대 최소 승률 팀이 나올 수 있다는 위기감도 팽배했다.
이 때부터 조범현 감독이 칼을 빼들기 시작했다. 조 감독은 외국인 투수를 한 명 빼는 대신 타자인 댄 블랙을 영입했다. 그리고 롯데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유망주인 박세웅을 내주고 즉시 전력감인 장성우를 데려왔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kt는 6월 이후 83경기에서 40승 43패, 승률 0.482를 기록했다. 현재 5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롯데와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보다 높은 승률이다. 제 아무도 kt를 만만한 존재로 보지 않는다.
kt의 여름과 가을은 뜨거웠다. 기존 선수들의 재발견이 있었다. LG에서 온 내야수 박경수는 21개 홈런포를 쏘아 올려 데뷔 후 처음으로 20홈런을 넘겼다. 4년 만에 조 감독 품으로 돌아온 김상현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4개의 아치를 그리는 등 완벽히 부활했다.
마운드에선 어린 새싹들이 무럭무럭 자랐다. 특히 대졸 신인 조무근은 3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78이라는 눈부신 피칭을 자랑하고 있다. 조 감독은 “더욱 가다듬어 내년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만만치 않은 기량을 과시하자 팬들도 야구장을 자주 찾았다. 이에 황창규 kt 회장은 24일 홈에서 kt 신입사원 김선우씨의 공을 받는 시포자로 나섰다. kt는 시구가 끝날 때까지 시포자의 신분을 공개하지 않는 ‘깜짝’ 이벤트를 연출했다. 이 행사는 홈 관중 60만명 돌파와 ‘대한민국 통신 130년 기념행사’로 열렸다.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프로야구] 꼴찌 확정 kt… 그래도 희망을 쐈다
입력 2015-09-25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