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사진)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차 주식 316만4550주를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매입했다. 정 부회장은 24일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현대차 주식 316만4550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사들였다. 주당 가격은 현대차 종가인 15만8000원이었고, 전체 매매대금은 4999억9890만원이다. 정 부회장은 기존 보유 주식 6445주(보통주 기준)와 이날 매입한 316만4550주를 더해 총 317만995주(1.44%)의 현대차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현재 현대차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곳은 현대모비스(20.78%), 국민연금(7.22%), 정몽구 회장(5.17%)뿐이다. 정 부회장은 이번 주식 매입을 통해 현대차의 2대 개인주주가 됐다.
거래는 현대중공업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대차그룹에 주식 매각 의사를 비치면서 진행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부터 포스코, KCC 등 우량 주식들을 계속 매각해 왔다.
현대차그룹 측은 “정 부회장의 주식 매입은 승계 구도와는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호 지분인 현대중공업 보유 현대차 지분이 제3자에게 매각될 경우 현대차의 안정적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지분이 시장에서 매각되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정 부회장이 인수했다는 설명이다.
정몽구 회장의 유일한 후계자인 정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 인수는 승계 작업을 위한 상징적인 의미가 커 보인다. 현대차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어쨌든 그룹 지배력이 강화됐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크게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형태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6.96%, 현대차 지분 5.17%를 보유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을 승계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해야 하지만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주식이 1주도 없다. 정 부회장은 기아차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각각 1.74%, 23.29%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부터 이노션과 현대글로비스 지분 일부를 매각해 1조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했다. 때문에 정 부회장이 승계 구도를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거나 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를 활용해 그룹 지배권을 확보하는 시나리오들이 거론된다. 남도영 기자
정의선 부회장 경영승계 탄력… 현대重이 보유한 현대차 316만株 매입
입력 2015-09-25 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