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혁신위원회의 ‘부산 출마’ 요구에 대해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여기에 조국 혁신위원 등 혁신위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의 ‘빅매치’까지 제안하고 나서면서 문 대표의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문 대표는 24일 부산 출마 제안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서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의 지역구인 영도 출마가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더 시간을 달라”고 했다.
혁신위는 전날 11차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문 대표에게 ‘부산에 출마하라’고 요구했다. 그 직후 조국 혁신위원은 교통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대표하고 한번 붙어보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김상곤 위원장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부에서 (김 대표와 겨뤄보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들도 있었다”고 했다. 혁신위가 부산 영도 출마를 전방위로 압박하는 모양새다. 한 혁신위원은 “김 대표와 싸워서 지더라도 전체적인 총선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긍정적인 것 아니냐”고 했다. 문 대표는 “(불출마보다) 더 도움 되는 길이 있다면 저는 어떤 길이든 선택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영도 빅매치’가 성사된다면 이는 내년 총선 최고의 ‘흥행카드’가 될 전망이다. 전 국민의 시선이 부산에 집중되는 것은 물론 전체 선거 판세도 이 선거 결과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정치적 위험 부담도 크다. 승자는 유력한 대권 후보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반면 패자는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내부에서도 김 대표와 문 대표의 맞대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실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이유다. 새정치연합에서는 당장 수도권 경합 지역 현역 의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부산에 출마하는 경우 전국적 인지도를 지닌 문 대표의 수도권 지원 유세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문 대표 측은 ‘영도 출마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김 대표도 문 대표의 영도 출마설과 관련해 “소이부답”(笑而不答, 웃음으로 답을 대신한다)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관련기사 보기]
[野 ‘인적 쇄신’ 후폭풍] 김무성과 ‘영도 빅매치’?… 문재인, 부산行 깊어지는 고민
입력 2015-09-25 0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