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가 질병 체크… 사고당하면 내 옷이 119 신고

입력 2015-09-25 02:13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이 확장돼 세상의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만물인터넷(IoE·Internet of Everything) 시대, 이른바 ‘초연결 사회’가 구현되면 어떤 일이 가능할까. 20년 후에는 가정의 화장실이 ‘개인 진료실’이 되고,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은 운전자의 옷이 생명을 구해줄지 모른다.

인터넷에 연결된 화장실 변기는 대형병원에서나 보유하던 고성능 센서가 내장돼 사용자의 모든 배설물을 분석한다. 변기에 가족 구성원의 유전자 정보가 입력돼 있어 배설물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생명에 위협이 되는 잠재적 질병을 파악해 알려준다. 화장실이 질병 위험을 경고하는 병원이 되는 셈이다.

또 외진 곳에서 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었을 때, 인터넷에 연결된 운전자의 옷이 구급차를 부른다. 옷에 달려 있는 센서가 운전자의 심장박동, 혈압, 호흡상태를 점검하고 병원에 이를 알린다. 사고 지점, 상처 부위와 정도, 운전자의 과거 병력도 함께 전송된다.

한국공학한림원은 24일 창립 20주년을 맞아 ‘사이버 헬스케어기술’을 포함해 2035년 한국을 먹여 살릴 ‘미래 도전기술 20선’을 선정·발표했다. 공학한림원은 공학계 석학과 산업계 리더 1000여명으로 구성된 학술단체다.

둘둘 말리는 TV나 지갑에 들어가는 컴퓨터를 만드는 유기소재 기술, 얼굴부터 손바닥 정맥, 체취까지 활용하는 다양한 인체인증 기술, 환경오염물질 발생을 사전에 억제하는 청색 기술도 20선에 꼽혔다. 실리콘 반도체의 대안이 될 포스트 실리콘 기술, 사람처럼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서비스로봇 기술, ‘입는 컴퓨터’로 인체에 형성되는 통신망(보디넷) 기술 등도 포함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