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방미 이틀째인 23일(현지시간) 시애틀에서 “향후 5년간 중국의 상품 수입규모를 10조 달러(1경1920조원) 이상으로, 대외투자를 5000억 달러(596조원) 이상으로 각각 늘리고 중국인 해외관광객도 연인원 5억명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 방미에 맞춰 중국이 380억 달러(약 45조3264억원) 규모의 여객기 300대를 주문하자 보잉사는 조립공장을 중국에 세우기로 화답하는 등 양국의 경협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그러나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비롯한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석방 요구가 잇따르고 중국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해킹 사례가 발표되는 등 미·중 간 갈등요인도 불거졌다.
◇보잉, 300대 주문에 “조립공장은 중국에”=중국이 여객기 300대를 구매하자 보잉사는 조립공장을 중국에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보잉사는 앞으로 20년 동안 중국의 새 항공기 수요가 6330대, 9500억 달러(약 1133조원)어치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중국의 인터넷 검색업체인 바이두와 제휴했다. 윈도10에 도입된 새 브라우저 ‘에지’에서 바이두를 중국의 대표 검색 사이트로 채택했고, 바이두는 윈도10의 중국 내 보급에 협력하기로 했다.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장은 미 USA투데이 기고문을 통해 “앞으로 10년간 미·중 간 무역규모와 투자규모를 각각 2배로 늘려 2024년 미·중 무역규모는 1조 달러를 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간 무역규모는 지난해 5500억 달러 수준이었다. 이에 미 공화당의 대선 경선 후보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보잉사의 중국 투자가 미국 내 고용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금속노조도 일감이 줄어든다며 반발하고 있다.
◇반체제 인사 석방 요구 등 인권시비 재연=중국의 인권탄압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12명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복역 중인 류샤오보(59)의 석방을 요구하라고 촉구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류샤오보는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대표적인 중국의 반체제 인사다. 2009년 국가전복 선동혐의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았고 그의 부인 류사는 가택연금 중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데스몬드 투투(83) 명예대주교와 티베트의 정신적인 지도자 달라이 라마도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하는 중국민주교육기금회는 국가기밀 유출혐의로 징역형이 선고된 반체제 여성언론인 가오위(71)와 재판 없이 16개월째 구금 중인 인권변호사 푸즈창(50)을 ‘중국의 걸출한 민주인사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미 연방인사관리처(OPM)는 성명을 내고 해킹으로 유출된 연방정부 공무원 2200만명의 인사정보에 약 560만명분의 지문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OPM은 유출된 지문이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중국이 해킹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지만 중국은 일절 부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은 사이버 공간의 안전 확보를 위해 미·중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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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25 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