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58·사진) 회장을 향한 대구 동구의 짝사랑이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언젠가는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매년 손 회장의 조상묘를 벌초하고 있지만 손 회장 측은 아무런 반응이 없다.
대구 동구는 강대식 청장을 비롯한 구청 간부 15명이 지난 5일 동구 도동 향산마을에 있는 일직손씨 문중 산소 중 손 회장의 고조모, 증조부·모 산소 등 3기를 벌초했다고 24일 밝혔다.
손 회장의 아버지는 향산마을에서 2㎞ 정도 떨어진 동구 입석동에서 태어났으며, 이후 손 회장의 할아버지를 따라 1940년 일본 규슈에 자리를 잡았다. 손 회장은 규슈에서 태어났지만 뿌리는 동구 향산마을로 볼 수 있다. 이곳에는 일직손씨 집성촌이 있다. 인근에 손 회장의 10대조 산소부터 증조부모 산소까지 있다. 동구가 손 회장 조상묘를 벌초한 것은 이재만 전 구청장 재임 시절이었던 2011년부터다. 손 회장의 동구 방문과 지역 투자 등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었다.
벌초를 하기 전에도 동구는 대구 방문을 요청하는 구청장 친필 서한을 손 회장 측에 보내는 등 꾸준히 구애를 해왔다. 하지만 손 회장 측은 현재까지도 동구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성과 없이 행정력을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동구 관계자는 “손 회장이 아무 반응이 없는데 이제 그만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벌초는 지역 출신인 손 회장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고 언젠가는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구청장이 나서 벌초 대행… 대구 동구의 ‘손정의 짝사랑’
입력 2015-09-25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