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세 사람만 입을 맞추면 없던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는 말이다. 이제 이 삼인성호는 법정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용어가 되었다. 서로 입만 맞추면 사람 하나를 망가뜨리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개그계의 신사, 성공한 사업가인 주병진씨는 어느 날 여대생을 벤츠자동차 안에서 성폭행한 파렴치범으로 검찰에 고소당했다. 주씨가 운영하는 회사의 주가는 폭락했다. 궁지에 몰린 주씨는 성폭행사건은 피해자의 진술을 더 무겁게 판단하는 세태를 감안해 도저히 진실을 밝히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자칭 피해자’인 여자에게 거액의 합의금을 주고 합의를 했다.
그러나 이 합의금이 발목을 잡았다. 마치 죄를 인정하는 것으로 재판부에게 비쳐졌다. 더군다나 피해자라는 여성과 공범 2명이 말을 맞추었기 때문에 결국 1심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낙담한 주씨는 필자를 찾아와 2심 재판을 맡아 누명을 벗겨 달라고 했다. 재판기록을 검토해 보니 3명의 자해공갈단이 도저히 무죄판결을 받아 낼 수 없을 만큼 정교하게 증거들을 조작했다. 주씨는 성폭행범이 아니라 자해공갈단의 피해자인데 이를 어찌 밝혀 낼 것인가.
필자는 하나님이 맺은 매듭은 하나님만이 풀 수 있으니 기도하라고 당부했다. 주씨는 지갑에 부적을 가지고 다녔었는데 이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지갑의 부적을 버리고 선물로 받은 조그만 나무 십자가를 지갑에 넣고 다녔다.
한번은 지금은 고인이 된 탤런트 김자옥씨 집에서 이성미, 박미선씨가 불신자인 주씨와 함께 기도모임을 가졌다고 했다. 이들은 집에서 기도를 하다가 교회 본당에서 기도를 하자고 해 모두 동부이촌동 초입에 있는 충신교회로 갔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교회 철문이 닫혀져 있으므로 네 명의 연예계 스타들이 충신교회 철문을 붙잡고 서서 기도를 했다고 한다. 밤늦은 시간이라도 차도 많이 다니고 행인들도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철문을 붙잡고 서서 기도를 했다고 한다. 한참 기도 중에 갑자기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 눈을 떠 보니 주씨가 땅에 엎드려 통곡의 기도를 하고 있었다는 거다.
그 말을 전해 듣고 비로소 이 사건의 매듭이 풀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주씨의 간절한 기도 덕분인지 그 후부터 그동안 보이지 않던 무죄 증거들이 불꽃놀이의 불꽃처럼 쏟아져 내려왔다. 결국 그는 무죄판결을 선고 받았다. 자해공갈단은 형사처벌을 받았고 주범은 해외로 도피했다. 주범의 공소시효는 해외로 도주한 관계로 정지돼 있기 때문에 팔순 노인이 돼 귀국해도 공항에서 체포돼 처벌받게 된다. 그녀는 한번의 실수로 미국에서 불법체류자로서 언제 체포돼 송환될지 모르는 공포 속에서 창살 없는 감옥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창세기 39장에는 바로의 신하인 친위대장 보디발 장군의 아내가 용모가 빼어나고 아름다운 요셉에게 동침하기를 청한다. 그러나 요셉은 “내가 어찌 이 큰 악을 행하여 하나님께 죄를 지으리까”하면서 동침을 거절한다. 보디발 장군의 아내는 자기 집 종인 요셉에게 여러 차례 동침하고자 요청하였으나 거절 당하자 요셉이 자신을 희롱하려 했다는 누명을 씌워서 감옥에 갇히게 한다.
꽃뱀과 가까이 하여도 독이빨에 물리지만 멀리하려 하여도 독이빨에 물리게 된다. 억울하게 삼인성호에 의한 누명을 쓰지 않는 방법은 꽃뱀들이나 자해공갈단들에게 곁을 주지 않는 방법뿐이다.
나쁜 사람과 가까이 하면 물든다는 뜻으로 ‘먹을 가까이 하면 검어진다’는 근묵자흑(近墨者黑)이란 말이 생각나는 초가을이다.
이재만 변호사 (충신교회 안수집사)
[이재만 변호사의 성경과 법] 요셉과 꽃뱀
입력 2015-09-26 0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