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발생한 대마도 불상 절도사건이 한 권의 책이 됐다. 한국인 절도단이 대마도에서 고려 불상 한 점을 훔쳐내 한국으로 가져왔고, 일본이 반환을 요구하는 중이다. 그런데 그 불상이 1330년 서산 부석사에 봉안된 것으로 왜구에 의한 약탈 가능성이 높다면? 이 불상을 돌려줘야 하나 한국으로선 고민스러울 수밖에.
“수백년 전 약탈당했을 가능성이 농후한 문화재가 절도범들에 의해 원소유국으로 되돌아온 사건이라는 점에서 대마도 불상 절도사건은 국제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희귀한 사건이다. 도난과 약탈이라는 두 가지 범죄가 얽힌 이 불상의 처리를 위해서 오늘날 참고할 수 있는 국제법의 규정이나 국제관행은 찾기 힘든 형편이다.”
국내 최초의 여성 외무고시 합격자로 유네스코 참사관 시절 각국의 문화재 소유권 분쟁을 지켜본 저자는 불상 반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왜구의 정체를 쫓아가는 긴 역사 여행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부석사 불상의 약탈 증거로써 불상의 복장물에서 나온 결연문, 왜구의 서산 약탈을 기록한 ‘고려사’, 화상을 입은 부석사 불상 등을 찾아내기도 했다. 삼국시대 이후 대마도와 한반도의 1000년 교류사를 처음으로 구성해낸 것도 성과다.김남중 기자
[손에 잡히는 책-서산 부석사 관음상의 눈물] 약탈 문화재를 다시 훔쳐 왔는데… 소유권은?
입력 2015-09-25 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