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본고장’ 미국 간 교황… 비판 수위는?

입력 2015-09-24 03:20
프란치스코 교황이 2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에 첫발을 딛고 5박6일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교황청 기와 성조기가 내걸린 교황 전용기는 이날 오후 3시50분쯤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이전 미국 대통령들은 백악관에서 교황을 맞이했으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직접 공항으로 나가 교황을 영접했다.

교황은 트랩을 내려와 오바마 대통령과 반갑게 악수를 한 뒤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와 두 딸 등과 인사를 나눴다. 교황은 교황 전용차 ‘포프모빌’ 대신 검은색 소형 ‘피아트 500L’을 타고 시내로 이동했다.

교황은 23일 백악관 환영행사에서 “나 자신이 이민자의 아들로서 (이민자들이 건설한) 미국에 오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전 세계가 헐벗고 어려운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시리아 난민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도와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환영인사에서 “미국과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과정에 도움을 줘 감사하다”면서 “말뿐만 아니라 행동과 실천으로서 평화적 행보와 모범을 보여온 점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24일에는 의회를 방문해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다. 25일에는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9·11테러 희생자 추모 박물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27일에는 세계 천주교가족대회 거리행진 일정을 소화한다.

교황은 특히 미 의회와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자본주의를 비판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평소 ‘악마의 배설물’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가며 규제받지 않은 자본주의를 비판해 왔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