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헤어져 생사조차 모르고 지내던 형제(사진)가 동 주민센터 직원의 도움으로 41년 만에 극적으로 상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태평3동 주민센터에 허름하게 옷을 입은 김모(68)씨가 방문했다.
김씨는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으러 왔다”며 김은선(34·여) 주무관에게 말을 건넸다. 김씨는 본인의 이름과 생일만을 기억할 뿐 자신의 나이와 주민등록번호도 알지 못했고 전산으로도 주민등록번호 조회가 되지 않았다. 이 때 김씨가 안쪽 주머니에 소중하게 간직하던 주소가 적힌 쪽지를 건넸다. 쪽지의 주소는 그의 본적지였다. 이를 단서로 추적을 시작했다.
가까스로 제적등본에 나와 있는 주민등록번호로 김씨 동생(66)의 주소와 연락처를 알아냈다. 이어 김씨 동생과 통화를 하며 형의 사진을 전송했다.
김씨의 동생은 ‘형이 맞다’고 울먹이며 전화로 눈물겨운 사연을 털어놨다.
형제는 6.25전쟁 당시 어머니와 8남매가 북한(옹진군)에서 인천으로 피난을 왔다. 8남매 가운데 6남매는 전쟁 중에 숨졌고 어머니는 1972년 사망했다.
이때부터는 형제만 남았고 서로 의지하며 살았다. 형은 전국 공사장을 돌아다니며 일을 했다. 동생도 일정한 거주지 없이 먹고 살기 위해 떨어져 지내다 1974년 어느 날 서로 연락이 끊겨 생이별을 하게 됐다.
성남=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41년 만에 극적 형제상봉 주민센터 직원 정성 빛나
입력 2015-09-24 0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