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는 어떻게 피부에 앉자마자 피를 빨아댈까. 사람이나 동물이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사이 재빨리 피를 빨고는 날아가 버리는 비결은 뭘까. 국내 연구진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이런 모기의 신속한 흡혈 행동에 대한 실마리를 풀었다.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안용준(사진), 농업생명과학연구원 권형욱 교수팀은 모기가 동물의 피부 밑에 있는 보이지 않는 혈관을 찾아 신속하고 정확하게 흡혈하는 행동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츠’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모기 주둥이 안에 있는 뾰족한 침에서 냄새 맡는 기능을 하는 ‘감각모’를 발견했다. 그 안에 두 가지 후각 수용체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 수용체들은 동물 혈액에서 나오는 휘발성 향기 성분에 강하게 반응했다. 반면 땀이나 발냄새 같은 휘발성이 낮은 향기 성분에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두 가지 후각 수용체의 발현을 억제한 결과 모기가 혈관을 잘 찾지 못하고, 3∼15분 정도로 흡혈 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발현을 억제하지 않은 모기는 피부에 앉자마자 흡혈하기 시작해 30초 정도 지나자 피를 완전히 빨고 날아가 버렸다. 연구팀은 두 가지 후각 수용체 중 하나에만 문제가 생겨도 피부에 침을 꽂아 혈관을 찾는 모기의 ‘탐침 행동’이 현격히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모기는 어떻게 피부에 앉자마자 피를 빨까… 서울대 안용준 교수팀 첫 규명
입력 2015-09-24 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