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조업 경기 지표가 6년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최근 미국 기준금리 동결의 주된 이유로 지목된 중국경기 둔화 우려를 더욱 부채질할 악재다.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9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47.0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44.8을 기록한 2009년 3월 이후 최저다. 시장 예상(47.5)은 물론 전월(47.3)에 비해서도 떨어진 수치다. 7월(47.8) 이후 3개월 연속 47대에 머물렀다. PMI는 기준치인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이에 못 미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차이신그룹의 허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상품에 대한 해외 수요 감소와 수출 가격 하락으로 인해 지수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최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거듭된 경기 지표 부진으로 경착륙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이 성장 동력을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22일(현지시간)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간담회에서 중국 경제의 부진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세계 경제 성장의) 하향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성장의 둔화는 예측됐던 일이지만 그 영향은 예상보다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3월에 제시한 7.2%에서 6.8%로 낮췄다.
중국 제조업 지표 부진 여파로 23일 상하이종합지수는 2.19% 급락했다. 홍콩 증시는 2.84% 폭락하고 대만 가권지수도 2.06%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지수 역시 1.89%(37.42포인트) 내려 1940선으로 주저앉았다. 지수는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폭스바겐 리콜 사태로 인한 미국·유럽 증시 약세 여파로 하락 출발(1960선)했다가 중국 관련 악재가 추가되면서 낙폭이 더 커졌다. 특히 외국인투자자가 470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 같다”며 “충격이 조금 더 이어질 수 있어 코스피가 1800선 후반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전날 폭스바겐 사태의 수혜 기대감에 급등했던 자동차 3인방(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도 이날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반면 폭스바겐 디젤차 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전기차 관련주가 반사이익을 얻어 LG화학이 3.10%, 삼성SDI가 3.03% 올랐다.
폭스바겐 사태에 중국 제조업 지표 부진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12.0원 급등한 달러당 1191.2원으로 마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中 제조업 지표 6년새 최저… 경착륙 불안에 亞증시 급락
입력 2015-09-24 0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