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교회 안에 12개의 교회가 있다. 이들 교회는 매주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예배를 드린다. 각 교회 목사들은 자신의 영적 지도력과 강점을 살려 다양한 형식으로 예배를 인도한다. ‘포도원’이라 불리는 교회별 소그룹은 추석이나 설 명절처럼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예배하며 다과를 나눈다. 이 교회는 2년 전 청년부를 폐지하고 12개 교회로 청년들을 분산시켰다. 이들은 예배와 포도원 모임에 참석해 건강한 결혼과 가정상을 목격한다. 주일학교 교사는 부모들이 맡는다. 교회는 다음세대, 기성세대 구분 없이 ‘우리 세대’만 존재한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원천침례교회(김요셉 목사) 주일 풍경이다.
지난 22일 교회에서 만난 김요셉(54) 목사는 “우리 교회는 어떤 모임을 갖더라도 모든 세대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며 “명절 가족 모임 같은 교회를 이루기 위해 지난 20년동안 몸부림쳤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다음달 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안양판교로 우리들교회에서 개최되는 국민일보 창간 27주년 기념 콘퍼런스, ‘다음세대! 우리의 희망, 우리의 고민’ 주강사로 나온다. 그는 다음세대를 위한 건강한 교회상에 대해 강의한다.
김 목사는 다음세대를 ‘자동차 유리’ 같다고 했다. 운전자에게 차 유리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차 유리만 보고 운전할 수는 없다. 유리 너머의 풍경을 봐야 한다. 운전에서는 풍경과 차창이 같아야지 분리돼서는 안 된다. 다음세대도 마찬가지다. 다음세대를 너무 강조하면 전체 세대는 보이지 않는다. 다음세대만 집중하면 전(全) 세대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세대 간 공통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경은 하나의 스토리이자 한 메시지입니다. 다음세대용 말씀이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교회가 회복해야 하는 것은 복음의 전체 드라마이지, 방법이나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김 목사는 성경을 인용했다. 히브리서 11장이었다. “보세요. 약속의 땅에 거류하면서 같은 약속을 유업으로 함께 받은 이삭과 야곱이 더불어 장막에 거했고요(9절), 믿음으로 이삭은 장차 있을 일에 대해 야곱과 에서에게 축복했습니다(20절). 세대간 통합입니다. 할아버지와 아들, 손자가 함께 장막에 있는 것이 믿음의 행위였습니다. 우리가 이것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는 전 세대가 하나의 메시지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성공 대신 성실을, 효율 대신 불편함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공과 효율을 추구하다보니 교회에서 어른과 아이가 분리됐고 부모들은 자신들이 해야 할 신앙교육을 주일학교에 미뤘다는 것이다.
“목회가 바뀌어야 합니다. 백화점식 대형교회를 향한 성공 추구 대신 맛있는 라면을 끓여내고 다른 교회에 없는 특산품 열매를 거두면 족합니다. 그러면 50명 규모도 건강한 겁니다. 어떻게 특정 교회의 목회 트렌드가 모든 교회에 적용될 수 있겠습니까. 교회가 패스트푸드점인가요. 교회 안에 세대를 초월한 우정의 관계, 기도의 동지가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다음세대를 향한 그의 결론은 단순했다. “아이들은 교회가 최신 유행을 따르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에 열광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지를 눈여겨봅니다. 한 영혼을 성실하게 품어주는 한 사람. 그가 다음세대의 소망입니다.”(콘퍼런스 문의: 02-781-9809·9822)
수원=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원천침례교회 김요셉 목사 “교회 안에 세대 초월한 우정·기도의 동지 있어야”
입력 2015-09-24 0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