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30년 통신 역사 중심에 있던 KT가 미래 130년에는 ICT(정보통신기술) 융합 산업으로 글로벌 통신 역사를 써내려가겠다고 선언했다. 최첨단 관제시스템과 빅데이터 등을 ICT와 결합한 ‘지능형 기가 인프라’ 등에 2020년까지 13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23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사옥 올레스퀘어에서 통신 130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업·국가 간 경계가 무너지는 혁명적 변화의 시기에 ICT로 모든 산업의 가치를 높이는 ‘융합형 서비스 개척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1885년 9월 KT 전신인 한성전보총국이 개국해 지금의 대한민국을 ICT 강국으로 만들었듯 미래에도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ICT와 제조업의 결합으로 한정되는 기존 4차 산업혁명 개념을 뛰어넘어 제조업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ICT를 융합해 실생활에 혁신을 더하겠다는 설명이다.
KT가 1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지능형 기가 인프라란 최첨단 관제·클라우드(데이터를 네트워크 서버에 저장)·빅데이터 등과 ICT를 결합해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지능형 기가 인프라 사례로 황 회장은 올 연말 출시될 휴대형 보안 플랫폼 ‘위즈 스틱’을 소개했다. USB(이동저장장치)처럼 생긴 위즈 스틱으로 지문 인식을 하면 별도의 아이디와 패스워드 없이도 본인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월 출범한 ‘황창규호(號)’ KT는 유·무선 통신뿐 아니라 에너지, 헬스, 스마트카, 보안 등 다양한 항로로 뻗어나가고 있다. 기존 사업과 연관이 없는 ‘탈(脫)통신’ 전략으로 비칠 수 있지만 사실상 KT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통신 역량’을 바탕으로 한 사업들이다. 먼저 KT는 복합에너지 효율화 솔루션을 개발해 전 세계 280여개 사이트의 에너지 사용 현황을 관리하고 있다. 이 솔루션을 도입한 목포 중앙병원의 경우 최근 2개월간 에너지 비용 73%를 절감했다.
5G(5세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실시간 도로상황과 자율주행자동차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기술도 연구 중이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복잡한 유전체 분석 과정 대신 KT의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더해 질환 위험도를 사전에 예측하는 유전체 분석 솔루션도 올해 안에 상용화할 예정이다. 황 회장은 “국민들이 ‘KT가 이런 것도 해?’라고 생각하는 영역에서도 이미 KT는 선도 위치에 와 있다”며 “ICT 융합 서비스 영역에서 2020년까지 5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KT의 ICT 역량을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무대로 확산시키는 ‘글로벌 기가토피아’ 포부도 밝혔다. 벤처, 중소기업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대한민국이 글로벌 ICT 산업을 주도하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특히 KT가 지원하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 허브가 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KT “기가 인프라에 13조 투자 4차 산업혁명 선도”… 황창규 회장 ‘통신 130년’ 기자간담회
입력 2015-09-24 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