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교단 총회 현장] 기침, 오류동 총회건물 팔아 빚 갚는다

입력 2015-09-23 00:09 수정 2015-09-23 10:11
기독교한국침례회 제105차 정기총회 임원선거에서 22일 당선된 유영식 신임 총회장(왼쪽)과 박종철 신임 제1부총회장이 대의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강릉=김아영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 총회 관계자들이 22일 서울 성북구 종암로 종암중앙교회에서 개최된 제100회 개혁총회 합동예배에서 교단합동을 축하하며 떡을 자르고 있다. 유영대 기자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는 22일 제105차 정기총회 이틀째 회무를 진행하고 유영식 목사를 총회장으로 선출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신은 제100회 총회를 개회하고 안만길 목사를 총회장으로 뽑았다.

◇기침=강원도 강릉실내종합체육관에서 대의원 1586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임원선거에서 유영식(동대구교회) 목사가 625표를 얻어 595표에 그친 윤덕남(한국기독교총연합회 총무·서울 성일교회 협동) 목사를 30표 차로 제치고 신임 총회장으로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 두 후보의 득표차가 22표밖에 나지 않아 2차 투표로 이어지는 등 총회장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제1부총회장에는 박종철 목사(전주새소망교회)가 989표를 얻으며 당선됐다.

기침은 교단의 순교신앙을 이어가기 위해 5월 10일을 신사참배 거부 교단기념일로 지키기로 결의했다. 기침의 전신인 동아기독교회는 1935년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불복한다고 선포하고 신사참배 반대운동을 벌였다. 1942년부터 원로 지도자들이 투옥 순교 등 박해를 받았고, 1944년 5월 10일 일제에 의해 교단이 해체됐다. 이 안건을 상정한 새대구지방회 김호규 목사는 “신사참배 거부 기념일 제정은 한국교회사에서 영적으로 귀한 유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회 부채를 갚기 위한 방안으로 상정한 ‘서울 오류동 총회건물 매매 안건’도 통과됐다. 이 안건은 2008년 이후 총회 때마다 상정됐지만 계속 부결돼 왔다. 기침 유지재단 엄기용 이사장은 “오류동 건물은 임대도 어려울 정도로 낡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류동 건물을 팔면 200억원이 넘는 총회 빚을 줄일 수 있고 이에 대한 이자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 돈을 목회자 복지를 위해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 의견도 수차례 제기되는 등 진통이 이어졌지만 결국 가결됐다.

동성애 반대 대책의 건은 곽도희 직전 총회장의 제안에 따라 대의원들의 박수로 가볍게 통과됐다. 또 부총회장을 지내지 않아도 총회장에 출마할 수 있도록 자격 요건을 완화한 ‘제1부총회장 의무조항 삭제의 건’도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됐다. 현재는 총회장이 되려면 제1부총회장을 역임해야 한다. 이 조항은 2018년부터 적용된다.

◇예장합신=경북 경주시 보문로 코모도호텔에서 이날 열린 제100회 총회에서 직전 회기 부총회장 안만길(염광교회) 목사를 신임 총회장으로 선출했다. 안 목사는 전국 21개 노회의 목사 125명, 장로 68명 등 193명의 총대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임원선거에서 170표를 얻어 당선됐다. 안 목사는 합신선교회 이사장,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법인 이사를 역임했다. 또 최칠용(시은교회) 목사가 목사부총회장, 송태진(새하늘교회) 장로가 장로부총회장에 각각 당선됐다.

24일까지 진행되는 총회에서는 ‘임시목사 2년 시무 폐지의 건’ ‘목회자 은급 규정의 건’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예장합동(총회장 박무용 목사)이 지난주 열린 총회에서 두날개선교회(대표 김성곤 목사)와 관련한 공청회를 열었던 예장합신 이단대책위원회에 엄중히 항의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예장합신의 반응이 주목된다.

이날 코모도호텔 주변에는 지난해 총회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은혜로교회 신옥주씨 측 신자 400여명이 결의 철회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경북경찰 6개 중대 400여명이 총회장 안팎을 지켰다.

◇예장개신, 개혁 일부=예장개신(총회장 박용 목사)과 예장개혁 일부교회(합동위원장 임장섭 목사)는 이날 서울 성북구 종암중앙교회(조성환 목사)에서 ‘제100회 개혁총회 합동예배’를 개최했다. 양측은 합동선언서에서 “개혁총회는 교파색 지방색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하고 서로 다투고 나누어지고 합치는 부끄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며 “이런 역사를 종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교회가 남북간의 민족화합과 통일의 길을 여는 초석이 돼야 한다. 개혁총회가 바로 그 주역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새 교단의 명칭은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으로 결정했다. 총회장에 박영길(명문교회) 목사, 부총회장에 박용 목사, 총무에 최희용 목사를 각각 추대했다. 총회의 인준신학교는 개신대학원대학교(총장 조성헌)로 정했다. 목사 정년을 폐지하고 여성안수를 허용하기로 했다. 예장종로(총회장 강대민 목사)와 통합도 추진한다.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충남 천안 서부대로 명문그리스도의교회에서 이날 제80차 정기총회를 열고 신임 회장에 임종원 천안 명문교회 목사를 선출했다. 또 신조광(보람교회) 박우삼(주사랑교회) 목사를 부회장에 선임했고 장로부회장에 공창호 임마누엘교회 장로를 선출했다.

총대들은 서울 충신동 회관을 매각하기로 했으며, 서울기독대 정관에 그교협 산하 학교임을 명시하기로 했다. 담임목회자로 시무하다가 은퇴할 경우 은급비로 사례비의 60%를 지급하며, 10년간 보장토록 했다. 교회 합병은 그교협 심사를 거쳐야 하며, 금전 거래가 있을 경우 교회 합병을 무효로 하기로 했다. 합병 교회의 재산은 그교협 유지재단에 귀속시키기로 했다.

강릉·경주=김아영 최기영 유영대 백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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