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새정치 탈당… 비 내리는 호남선?

입력 2015-09-23 02:45 수정 2015-09-23 04:00
박주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2일 서울 종로구 자택으로 최고위원들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영식 주승용 최고위원, 이종걸 원내대표, 유승희 최고위원, 박광온 비서실장, 전병헌 최고위원, 문 대표, 이용득 최고위원. 새정치연합 제공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이 22일 탈당을 선언했다. 새정치연합에서 현역 의원 탈당은 박 의원이 처음이다. 호남 3선(광주 동구)인 박 의원의 탈당이 호남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해석이 엇갈린다.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지만, 무소속 천정배 의원 신당 등 외부 변수와 맞물릴 경우 ‘돌풍’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박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연합을 떠나 한국정치를 전면 개혁하는 새로운 도전을 향해 출발한다”고 밝혔다. 그는 “새정치연합은 낡은 정치세력”이라며 “거대 여당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새로운 대안정치 세력을 창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을 향해 ‘친노(친노무현) 패권정당’ ‘수구진보정당’ ‘강경투쟁정당’ ‘불임정당’이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박 의원은 신당 창당도 공식화하며 “제1야당 새정치연합을 대체하고 여당에 맞서는 강력한 수권정당의 건설이야말로 야권 정치인의 책임과 사명이며 시대정신”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천 의원이 추진 중인 신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는 “독자적으로 중도개혁민생실용정당 창당에 나서겠다”면서도 “천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의 방향도 저와 같은 부분이 많이 있기 때문에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좋은 동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제가 먼저 탈당을 하고 터파기 작업을 하면 참여할 의원들이 상당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1월이 되면 좋은 의원들로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를 분명히 구성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도 했다. 박 의원은 그동안 문재인 대표를 당내에서 가장 강경하게 비판해온 인사로, 이미 여러 차례 탈당을 시사해 왔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정치적 의미가 없는 탈당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박 의원 탈당에 대해 “별로 새삼스러운 상황이 아니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수차례 탈당과 복당을 되풀이해 온 박 의원이 정치 말년에 또다시 선택한 탈당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박 의원의 탈당은 호남 민심의 왜곡이며, 당이 재집권할 수 있도록 혁신하고 단결하라는 당원과 지지자들의 뜻을 정면으로 훼손한 것”이라며 “이 같은 초라한 개인 정치는 아무리 그럴듯한 말로 포장해도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민심의 싸늘한 평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 측 관계자도 “박 의원이 처음이자 마지막 탈당 아니겠느냐. 바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20대 총선에서 박 의원의 지역구(광주 동구)가 인구 하한선에 걸려 통폐합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 탈당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반면 비주류 진영 일각에서는 호남 민심을 민감하게 살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호남의 한 재선 의원은 “당이 통합을 위한 혁신에 실패하다 보니까 이런 현안이 나오는 것 아니겠나”며 “호남 민심이 정확히 어떤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트위터에 “우리는 떠나는 당이 아니라 돌아오고 뭉치는 당이 되어야 한다”며 “문 대표의 새로운 리더십과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성수 고승혁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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