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전에 또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7월 고배를 마신 적이 있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한번 더 후보지로 내세웠다. 신세계가 고심 끝에 뛰어들면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놓고 유통 대기업 간 ‘리턴 매치’가 펼쳐지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25일 관세청의 시내면세점 특허 신청 마감을 앞두고 서울·부산 지역에 특허 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2012년 파라다이스그룹으로부터 운영권을 넘겨받은 부산 면세점 특허를 지키면서 서울에 시내면세점을 신규 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면세점 후보지는 부산의 경우 기존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신세계 센텀시티 내 B부지로 옮길 예정이다. 이 경우 부산 신세계 면세점 면적은 6940㎡에서 8600㎡로 넓어진다. 관심을 모은 서울은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재차 낙점했다. 다만 지난 7월 신규 면세점 심사 당시에는 본점 명품관을 앞세우며 승부수를 던졌지만 이번에는 본점 어느 건물로 할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신세계는 백화점, 대형마트, 프리미엄아울렛 등 85년 유통 경험을 기반으로 관광산업 진흥 및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킬 전망이다. 면세점 별도 법인 신세계디에프의 성영목 대표이사는 “서울의 경우 한국 관광 1번지인 명동지역에 남대문시장을 연계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복합쇼핑관광단지 모델을 제안할 예정이고 부산은 센텀시티로 확장 이전해 부산관광의 아이콘으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가 가세하면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전 대진표도 윤곽을 드러냈다. 기존 특허를 지켜야 하는 롯데(소공점·월드타워점), SK(워커힐점)와 특허를 빼앗아야 하는 신세계, 두산의 수싸움도 본격화됐다.
먼저 신규 특허를 노리는 신세계와 두산이 기존 매장 어디를 타깃으로 할지에 따라 전략이 달라질 전망이다. 신세계와 두산은 특허가 만료되는 점포 3곳 모두에 특허를 신청할 수 있다. 후보지도 최대 3곳으로 할 수 있지만 두 회사는 각각 신세계백화점 본점, 두산타워 한 곳으로만 정했다. 이 경우에도 최대 3곳까지 복수지원이 가능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후보지를 정하긴 했지만 기존 매장 어디를 대체할지, 몇 군데에 신청할지는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신세계의 이날 후보지 선택이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상대적으로 공략하기 수월하다고 생각됐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을 대체하기 위해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 강남 지역에 후보지를 정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신규 특허 심사 당시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교통문제 등에서 다소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신규 특허를 원하는 쪽에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주공략 대상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신세계, 면세점 재도전… 롯데·두산·SK와 맞붙는다
입력 2015-09-23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