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은 세계 에큐메니컬 교회 지도자들이 시리아 등 국제사회 난민문제에 한국교회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크리스토퍼 퍼거슨 세계개혁교회연합(WCRC) 총무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난민 문제가 인류 역사상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며 “모든 기독교인에게는 측은과 자비로 난민을 대하고 난민사태의 원인인 전쟁을 멈추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퍼거슨 총무는 “과거 한국에 오면 백인들은 선교사 또는 군인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거리에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을 만날 수 있다”며 “이방인을 이웃으로 품는 것이야말로 교회 일치 운동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열강의 개입 속에 전쟁을 겪고 분단됐듯이 시리아 역시 전쟁으로 고통 받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국경을 초월해 그들을 사랑하고 환대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WCRC는 108개국 220여개 교단과 연합교회가 연대하고 있는 조직으로 에큐메니컬 진영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사회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인도적 차원에서 난민을 지원하는 것뿐 아니라 정부가 난민 우호 정책을 펴도록 유인하는 데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위르겐 레이첼 독일개신교선교연대(EMS) 총무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유럽교회의 난민 정책을 소개하며 한국교회에 이민자와 난민을 환대하는 공동체 형성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레이첼 총무는 “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나그네 생활을 한 것을 보면서 교훈을 찾을 수 있다”며 “나그네라고 할 수 있는 난민과 이민자들이 어떻게 우리와 함께 살 수 있도록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체 국민 중 20%가 이민자인 독일에선 교회가 이민자 지원에 적극적이다. 그는 “한국이든 독일이든 교회가 점점 보수화되면서 내 문제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교회는 세상에서 발생하는 일에 영적으로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등 주요 교단의 제100회 총회 및 한반도 평화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던 이들은 지난 20일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한국교회, 난민문제에 더 관심을”
입력 2015-09-23 00:20